제주인의 공동체 의식 간직한 돌담을 문화 자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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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검은 현무암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제주 땅은 ‘돌밭’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밭에는 물론 마을과 묘지, 목장 심지어 바다까지 돌밭이다. 따라서 제주에서는 돌로 만든 다양한 생활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돌담은 경계를 구분하고 말과 소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서 필요하고 바람을 막는데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따라서 돌담은 집을 짓고 촌락을 형성하고 밭농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필요에 의해 생겨났을 것이다.

단지 김구 판관이 제주에 부임했던 13세기 당시 판관 김구에 의해 계획적이고 대규모로 정리사업이 있었던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을 뿐이지 돌담은 이보다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제주 돌담의 특징=돌담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것은 아니다. 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있기 마련이다.그러나 제주의 돌담은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 본토의 돌담이 토석(土石)담으로 일정한 크기의 돌 또는 기와와 흙, 짚 등을 사용하며 쌓는 것과 달리 제주의 돌담은 오로지 돌로만 쌓는다.

 

제주에서와 같이 전 지역에 걸쳐 이루어진 돌담은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고 돌담을 쌓은 장소 혹은 기능, 형태에 따라 올렛담과 울담, 측담, 밭담, 산담, 원담, 잣담, 성담 등 다양하게 발달돼 왔다.
또 제주의 돌담은 최근에 인공석을 이용하거나 자연석을 깎아 쌓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연석 그대로를 이용해 만들었다.

 

특히 제주도 돌담을 ‘바람그물’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치밀하게 쌓되 자세히 보면 돌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돌담의 원재료인 현무암 자체로도 구멍이 많지만 길게 한 줄로 이어 쌓은 돌담은 구멍이 뚫려 있다. 틈새를 주지 않고 쌓으면 거친 바람에 언젠가 돌담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돌담은 조금씩 바람이 빠져 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줌으로써 거센 바람이 구멍으로 빠져나가면서 돌담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 돌담의 가치=돌담의 최초 축조연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고려 때의 판관 김구에 의해 정리사업이 이뤄진 것으로 미뤄 그 이전으로 추정되면서 상당한 역사서을 가지고 있다.

 

또 돌담은 문화관광부가 실시한 100대 민족문화상징으로 선정했으며, 농촌자원개발연구소에서 실시한 보전가치가 높은 농촌경관자원평가조사에서도 18개 경관자원 분야에서 전통가옥과 전통마을 쉼터에 이어 3번째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제주의 전통적인 방식에 의해 쌓은 돌담은 개인의 힘으로 쌓은 것이 아니라 마을사람들이 합심해 쌓았고, 돌담이 한 쪽에서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린다.

 

이는 제주인의 공동체 의식의 표현으로 척박한 환경 속에서 미약한 개인의 힘을 뛰어 넘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삶을 영위한 제주인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돌담을 형성하는 돌들은 모양과 크기 등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조화로운 삶과 공동체 의식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다.

 

▲제주 돌담의 현황 및 보전 방안=제주의 돌담은 기능과 특성에서 세계적으로 독특하고 희귀한 문화유산임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방치돼 훼손되고 있다.
돌담 훼손 이유로는 자연적인 요인도 있지만 대부분 경작과 도로 개설 등 각종 개발행위가 직접적인 요인이다.

 

특히 제주의 산업구조가 1차산업에서 3차산업인 관광과 서비스업으로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호텔과 리조트 개발, 해안도로 개설 등 각종 개발행위가 늘어나 돌담의 훼손이 늘어나는 것은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문화재청이 2006년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설촌마을의 돌담을 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등록이 유보됐다. 이는 문화재 지정 이후 각종 규제로 인해 재산권 행사 제약과 정신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 최대의 계단식 논인 필리핀의 바나우에 라이스테라스는 농업을 포기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필리핀 정부의 정책 때문에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제주의 돌담을 박제화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인들의 삶이 지속되는 범위에서 관리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이 때문에 제주 돌담의 보전을 위해서는 면밀한 실태조사를 통해 보전할 가치가 있는 돌담을 발굴해 돌담보전 직불제 등 재정적 지원을 하고 돌담의 적극적인 문화자원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지적이다.<끝>

 

현봉철 기자 hbc@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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