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맺음을 잘 하는 것도 새로운 시작이다-가족 송년회를 하자
끝맺음을 잘 하는 것도 새로운 시작이다-가족 송년회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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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강사>

“오늘은 이 식당에서 가장 비싼 음식을 먹어도 된다.”

 

해마다 우리 가족은 가족 송년회를 마련한다. 그냥 이름만 가족 송년회라고 해도 되겠지만 조금 특별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렇게 한 마디 더 하면 마음만으로도 풍요로운 분위기가 된다. 물론 이름난 식당에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마주하고 앉았다면 더 화기애애한 자리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이름을 ‘가족 송년회’라고 붙여보자는 데 있다.

 

필자가 이런 자리를 마련한 한 가지 의도는 값지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음식을 맛보지 못한 내 아이들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또 이런 곳에서 부담 없이 식사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세상은 능력에 따라 구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열심히 살아야 하는 동기유발의 의도가 컸음)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맛있게 먹는 과정에서 돌아가며 한 해를 보내는 소감을 이야기한다. 부모가 먼저 자녀들의 고마웠던 부분, 자랑스러웠던 점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들은 저절로 따라서 이야기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진정한 의미의 송년의 자리가 된다. 뿌듯했던 점과 아쉬운 점을 스스로 찾아보고, 본인이 챙기지 못한 점들은 부모나 형제가 조언해 주기도 한다.

 

특히 이 자리에서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해에 대한 다짐이다. 지난해에 비해 어떤 점을 새롭게 해 보겠다거나 이번엔 무엇을 더 열심히 하겠다 등의 선언의 자리일 수도 있다. 맛있는 음식을 들어가며 마음을 열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의 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는 사이에 가족의 추억이 새록새록 쌓이게 될 것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연말 분위기는 들뜨게 마련이다.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겨울 방학이다, 하며 동심에 젖어 새로운 해의 시작도 의식하지 못한 채 단지 한 살 더 먹는다는 것만으로 흥분되어 있을 것이고, 청소년들은 기말고사 끝나고 긴장이 풀릴 때 쯤 해서 성탄절이 다가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방학을 맞이하느라 끝맺음의 의미를 다지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자리에서 한 가지 제안한다면 ‘가족 송년회’도 하자는 것이다. 깔끔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식당이나 어머니가 정성껏 장만한 식탁에서 따뜻한 불빛을 받으며 가족 송년회를 하는 장면은 더없이 정겨운 모습일 것이다.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부모가 가장 훌륭한 부모임을 기억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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