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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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을 가진 제주도는 아름답다. 그리고 간간이 보존되고 있는 제주의 옛 문화도 분명 아름답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삶은 과거의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도심지의 복잡한 도로와 정체성을 잃은 부조화의 건축물, 도로에 늘어선 무질서한 사인물 등 지금 제주도는 마치 오일장과 같이 현재와 과거가 혼돈 속에 공존하는 모습이다.

그 사례로, 제주시와 중문관광단지를 잇는 서부관광도로가 확장돼 편하고 도로 기능을 잘 소화하고 있으나 양측 도로변에 설치된 가드레일의 차가운 스틸 파이프와 빨강.노랑.파랑의 원색적인 파노라마 그래픽은 주변 목초지대와 멀리 보이는 오름과 바다와는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제주의 현무암 판석으로 만들어진 버스 정류장이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주황색.녹색의 현대적 버스 정류장이 설치돼 너무나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문제 발생은 행정제도의 모순점으로 제주도와 시.군별 환경개선정책이나 시설물 계획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과 일반 관광객 수의 점진적인 감소는 이러한 작은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관광객은 지금의 제주에서 예전의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박하고 독특한 문화를 느끼진 않을 것이다.

필자는 제주도의 구조적인 디자인 개념보다는 색채 문제를 먼저 거론하고 싶다. 제주의 색채 중 대표적으로 잘못 선정된 색상은 파란색이다. 섬 둘레가 바다와 어우러져 있다 해서 단순히 파란색이라는 상징적 색상을 지정한 것은 색채 디자인에서 아주 어리석은 발상이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제주도 관공서의 모든 심벌이 파란색으로 이뤄져 있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아는 예다. 제주의 색은 단순한 한 가지의 상징적 색이 아니라 초가의 색, 오름의 색, 꽃들의 색 즉, 자연의 색인 것이다.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된 현재 제주도는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이뤄져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제주의 지역적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꿈의 섬’, ‘평화의 섬’ 등 많은 기획적이고 이념적인 슬로건이 탄생하고 있으나 정작 가시화되는 속도는 슬로건만큼 체감할 수 없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많은 제주도민들이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새롭게 탄생한 제주도의 심벌 마크와 로고, 제주시의 심벌과 로고 등은 빠르게 변모하는 제주의 이미지에 대한 디자인 파워일 것이다.

그러나 그외의 많은 관계 기관들은 자신들의 변화는 아직 시기 상조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홍콩이나 싱가포르와는 차별화된 동북아의 국제자유도시가 되려면 반드시 디자인의 중요성과 적용사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심벌, 로고만이 아니라 거리의 교통, 안내, 홍보 사인 체계화는 물론 스트리트 퍼니처의 단계적인 개발 전략, 건축물의 조형성 및 색채 등 수많은 우리 주변의 물체에 대한 세련되고 체계화된 마스터플랜을 개발해 진행하지 않는다면 제각각 특성을 표현하는 산만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이미지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국제자유도시와 철저한 디자인의 정책.철학.방향성이 어우러진 디자인 아일랜드가 되는 것이 꿈의 섬, 평화의 섬 이미지를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성공의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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