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고장, 말의 해 맞아 새로운 도약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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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최근 몇 년 사이에 ‘마을 만들기’사업이 제주 곳곳에서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아름답고 특색있는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마을 만들기’는 선조들이 물려준 유산을 소중히 가꾸고 보존하면서 마을 자원으로 재창조하는 의미있는 작업이다. 본지는 귀농·귀촌과 관광개발 등으로 농어촌 마을이 주목받는 시대를 맞아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마을 이야기를 기획으로 마련했다. <편집자주>


한라산 동남쪽 중산간 지역에 자리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제주 산마장(山馬場) 중 규모가 가장 컸던 녹산장(鹿山場)이 있던 곳이자, 조선시대 최고로 좋은 말을 사육했던 갑마장(甲馬場)이 있던 마을이다.

조선 정조 대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갑마장은 동으로는 10소장(현 남영목장), 서로는 남원읍 신흥리를 경계로 해 900여 ㏊ 규모를 자랑할 정도였다고 한다.

수백 년의 맥이 이어져 온 목축문화를 자원 삼아 가시리가 문화예술이 있는 새로운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의 ‘신문화공간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예산을 적절히 활용해 마을을 ‘주민 중심의 공간’, ‘방문자 중심의 공간’, 여기에 이 둘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리모델링 한 것.

우선 ‘주민 중심의 공간’으로 리사무소 인근에 문화센터를 조성했다.

벤드 동아리, 타악 동아리, 댄스 동아리 등의 연습 및 공연장소는 물론 영화교실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미나실, 공연장, 로컬푸드 식당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크고작은 마을 행사를 치르는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방문자 중심의 공간’은 ‘조랑말 박물관’과 ‘디자인카페’.

2012년 녹산로 인근 마을공동목장 내에 지어진 박물관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마을에서 설립해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 전시실에는 말 관련 유물과 문화예술작품이 전시돼 있어 제주의 목축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옥상정원에서는 오름을 배경으로 넓은 초원에서 뛰노는 말들을 감상할 수 있다.

리사무소 입구에 들어선 디자인카페는 독서와 인터넷이 가능한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는 동시에 외지인들에게 다양한 마을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 둘을 엮는 공간인 ‘창작지원센터’는 2010년 10월 개관한 시설로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위한 공간인 동시에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장소다.

주민들은 작가들에게 주거공간과 활동공간을 제공하고 작가들은 예술창작 활동으로 주민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2011년에는 마을에서 갑마장에 이르는 20㎞ 구간이 트레킹 코스로 개발됐다.

주민들은 ‘갑마장 길’을 내기 위해 마을공동목장 내 기존 길을 닦고 경유지인 따라비오름과 큰사슴이오름에도 탐방로를 정비했다.

이에 앞서 2008년 마을목장을 활용해 유치한 국산풍력발전단지도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공동소유 토지를 활용한 마을 가꾸기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2012년 12월 국토해양부가 주최한 ‘제2회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영일 가시리장은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유산이 후손들을 살리고 있다”며 “새해에는 갑마장 트레킹 코스를 새롭게 정비하고 트레일런대회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4년 말의 해를 맞아 가시리 주민들은 지금까지의 결실 위에 더 다양한 수익사업과 활발한 주민참여 사업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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