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하늘의 뜻 전하는 청(靑)말띠의 해…행운과 도전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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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나라 세우고 왕업 이룰 때 중요한 역할
제주는 말의 고향…조랑말은 천연기념물 지정
  조선시대 김만일, 

갑오년(甲午年)은 말(馬)의 해다.
말(午)은 12지의 일곱 번째 동물로서 경오(庚午), 임오(壬午), 갑오(甲午), 병오(丙午), 무오(戊午) 등으로 순행하며, 시각으로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방향으로는 정남(正南), 달로는 음력 5월에 해당한다.

 

올해는 말 중에서도 청마(靑馬), 푸른 말의 해다. 
육십갑자(六十甲子)에서 청색인 첫 번째 천간, 갑(甲)과 말을 상징하는 오(午)가 만나 그 어느 때보다도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청마를 행운을 가져다주는 유니콘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말을 초자연적인 세계와 소통하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 왔고 제왕 출현의 징표로 신성시해 왔다.

 

신라의 시조 혁거세왕은 말이 싣고 온 알에서 태어났다는 ‘삼국유사’ 기록이나 고구려의 시조 주몽은 말을 잘 타 나라를 세웠다는 동명왕신화 등이 나라를 세우고 왕업을 이루거나 큰 일을 할 때 말이 중요한 구실을 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삼국시대나 고려 시대 등 역사적으로도 말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말이 농사를 짓거나 먼 거리를 오가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물론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없어서는 안 되는 국력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馬)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듯이 ‘말(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말의 고향’, 제주다.

 

제주의 토종말, 제주마(조랑말)는 털빛깔이 다갈색, 적갈색, 유백색 등이며 어깨높이가 113㎝, 몸길이가 122㎝로 몸 각 부위가 균형적이며 얼굴이 넓고 성질이 지극히 온순해 사람을 잘 따르고 순종적이다.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는 제주마의 사육 수는 한 때 2만 여 마리에 달했지만 현재 2087마리로 줄었다.

 

특히 제주마는 마정(馬政)에 관심을 기울여 전국 각 목장에서 관리되던 마필 수가 중요한 국력이던 조선시대에 더 빛을 발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것은 조선시대 제주 최고의 말테우리(목축전문가)인 김만일(金萬鎰)에 의해 정점에 달했다.
김만일은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출신으로 한남리와 수망리, 표선면 가시리 일대까지 광활한 목장에서 1만 마리의 말을 기르던 대 목장주였다.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전쟁에 필요한 전마 500마리를 국가에 헌납했다.
그 후 광해군을 거쳐 인조에 이르기까지 전란으로 육지부의 말 목장이 황폐화돼 말을 구하기 어려웠던 당시 1300마리의 말을 추가로 조정에 올려 보냈다.
그 공로로 선조는 김만일에게 종2품 오위도총부 부총관의 관직을 내렸고, 인조는 종1품 숭정대부에 봉함으로써 제주 출신으로 최고의 관직에 오르게된다.

 

귀한 말을 진상한 김만일의 기부정신을 높이 산 조정은 김만일 후손들에게도 238년에 걸쳐 산마감목관이란 벼슬을 내리고 말을 길러 국가가 필요할 때 기여하도록 했다.

 

최근 들어 후손과 말 생산자 등을 중심으로 ㈔헌마공신 김만일 기념사업회가 결성되는 등 전마(戰馬)를 육성해 국가에 바친 공로로 헌마공신(獻馬功臣)이라는 칭호를 받은 김만일의 공적을 새롭게 조명하는 사업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제주가 말 산업 특구 지정을 앞두고 있는 등 제주말이 새로운 소득산업으로 새롭게 각광받으면서 형성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서귀포시 표선읍 가시리에 있는 조랑말박물관이다. 이곳은 주민들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옛 목장에 지어진 전국 최초의 이립(里立)박물관으로 제주마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시리가 헌마공신 김만일의 갑마장이 있던 곳이라는 데서 더 의미가 있고 흥미롭다.

 

올해도 청마의 기운을 빌어 많은 생명이 세상으로 나올 것이다. 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웅변력과 활동력이 강하고 매사에 적극적이라고 한다.

 

한때 말띠생 여자는 팔자가 드세다고 해서 말띠생 여자 아기를 낳는 것을 기피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것은 일본에서 건너온 속설에 불과하다.

 

말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적용시켜 기가 세다는 선입관을 갖게 됐지만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지금은 그런 역동성을 도전성으로 해석하면 나쁠 것도 없다.

 

말띠생들은 솔직해서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다’라고 말하는 직설적인 성격이라 대부분의 말띠 여성들은 늦게 결혼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말띠 여성은 남자 못지 않은 독립심이 강하며 집중력과 순발력 역시 남자보다 좋다.
말띠생으로 유명한 사람으로는 추사 김정희,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 김대건, 독립운동가 조만식 등이 손꼽힌다.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아 푸른 기운이 새 생명, 새 역사 등 이 땅 위에 모든 새 뜻을 응원하고 격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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