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시골마을서 누구나 살고싶은 전원마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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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어멍아방 잔치마을'
   
‘어멍아방 잔치마을’로 불리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이장 오세운)는 반농반어의 마을로 주민 대다수가 감귤 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선사시대 유물이 발견되면서 선사시대에도 사람이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나 문헌상으로 신풍리는 조선시대부터 기록되기 시작했다.

마을지에 따르면 세종 5년(1423년) 정의현의 치소(治所)가 성산읍 고성리에서 표선면 성읍리로 옮겨지면서 향리들이 식수가 풍부하고 관아와 가까운 천미천 동서쪽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16세기 초기에 인근 마을인 하천리, 신천리와 함께 ‘내끼’라고 불리다 고종 10년(1872)에 풍요로움을 의미하는 ‘신풍리’로 불리기 시작했다.

신풍리는 조선시대 향리들이 거주하던 마을로 많은 유학자와 유생들을 배출했다. 이런 영향으로 주민들의 교육열도 높았다.

일제시대에는 마을 향교 설립운동이 활발히 이뤄졌고 신식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신풍학당이 설립되기도 했다.

▲마을 살리기, 신풍분교에서 시작되다

신풍리의 ‘마을 살리기’운동은 1970년 설립된 이후 1996년 풍천초등학교로 통폐합된 신풍분교를 주민들이 청소년수련원으로 활용하면 시작됐다.

도교육청으로부터 분교 시설을 성산읍청소년수련원으로 위탁받은 이후 ‘어멍아방 잔치마을’ 체험 프로그램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농촌전통테마마을’ 사업 제안을 받은 주민들은 개발위원회 중심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 한일월드컵이 있던 2002년 ‘어멍아방 잔치마을’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고 테마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성산읍청소년수련원을 중심으로 주변에 전통초가와 체험장 등을 조성했다.

이와 동시에 주민들은 서귀포시가 추진하는 자립마을 육성사업을 유치하고 각종 수상금을 이용해 방문자 센터와 농산물 직거래 센터 설립, 마을버스 구입 등 기반시설을 갖춰나갔다.

2004년에는 농협에서 추진하는 ‘우수 팜스테이 마을’로 지정되어 농가민박, 전통 초가, 청소년수련원 등을 이용한 채류형 프로그램을 추진, 2006년에는 ‘최우수 팜스테이 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후 초가체험, 집줄놓기, 전통혼례, 고망낚시, 승마, 빙떡만들기, 감귤잼만들기, 천연염색체험, 배낚시, 오름산책, 전통초가 생활, 감귤따기, 조랑말체험 등 마을의 전통이 가미된 각종 테마형 체험프로그램을 발굴해 계절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하면서 전국적인 테마마을로 자리잡았다.

2013년에는 마을 내에 기숙형 시골유학센터를 오픈, 도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유학생 유치 사업에 들어갔다.

농촌 작은 학교에서 아이를 교육시키고 싶지만 사정상 부모가 아이들을 따라 시골에 오기는 어려운 가정 등을 위한 일종의 기숙사로 통상적인 ‘유학’의 개념을 허문 대표적인 사례다.

유학센터에 입주한 학생들은 인근 풍천초에 입학해 마을 학생들과 함께 학교 교육을 받는 것은 물론 생태미술이나 농사 체험 등 마을 주민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주말 프로그램도 체험하며 농촌생활을 배운다.

3개월에서 6개월 코스로 운영되는데 운영 첫 해 도시에서 생활해 온 초등학생 6명이 이곳을 거쳐갔다.

마을이 활기를 띠면서 귀농·귀촌인구도 늘기 시작했다.

주민 수가 채 500명이 안되던 마을이 최근 2년 새 569명(2013년 12월 말 기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의 체류 유형도 단순히 하루 둘러보는 코스에서 벗어나 장기체류 형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달 간 마을에 체류하며 주민들과 함께 전통체험을 즐기길 원하는 방문객들들이 대부분이다.

인근 풍천리와 같은 학군인 풍천초 재학생도 2년 전 전교생 29명에서 지난해에는 42명으로 늘었다.

▲마을권역단위 종합정비 사업으로 새로운 도약 꿈꾸다


신풍리는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의 ‘2014년 신규 마을권역단위 종합정비 대상사업’에 신천리와 함께 ‘어멍아방 마을권역사업’이 선정되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신풍리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4년 간 국비 26억2500만원을 지원받아 지역특성을 반영한 발전방향을 수립하고 소득증대 방안 등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신태범 ‘어멍아방 잔치마을’ 운영위원장은 “2002년 우리 마을을 포함해 전국 9개 마을이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됐는데 3,4년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처음에는 ‘어멍아방 잔치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많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수익창출 보다는 재미있고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자는 목표에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율을 이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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