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얼굴과 생명을 삼키는 스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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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 화학과 교수>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난방을 가동함과 동시에 ‘죽음의 먼지’로 불리는 스모그가 엄습해 가시거리가 10m 이하로 떨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몇 곳의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중국발 스모그는 연인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하고, 햇빛과 백령도와 중국의 태산까지 삼켜 버린다. 앞으로 스모그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스모그(smog)는 연기(smoke)와 안개(fog)의 합성어로, 크게 두 가지-산업 스모그와 광화학 스모그-로 대별된다. 스모그는 인간을 비롯한 자연 환경에 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

 

산업 스모그는 산업 활동과 관련된 공기 오염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징은 연기와 안개, 이산화황, 재 혹은 그을음 등과 관련된 입자성 물질(particulate matter·PM)이다. 황 함유량이 높은 석탄의 연소가 대부분의 산업 스모그를 야기한다.

 

물론 여기에는 납과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 및 독성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다. 이들 물질이 햇볕을 받아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독성이 더 강한 성분으로 돌변할 수 있다.

 

석탄은 유기물질과 무기물질의 복잡한 혼합물이다. 유기물질의 주인공은 탄소이며, 석탄을 연소시킬 때 이 탄소는 이산화탄소로 산화되며 열을 방출한다. 이 때 무기질은 재가 된다. 탄소가 완전히 산화되지 않으면 일산화탄소가 되는데, 이것은 맹독성 기체이다. 그리고 타지 않은 탄소는 그을음이 된다.

 

석탄이 품고 있는 황이 연소하면 이산화황이 되며, 이 산화물은 숨을 막히게 하는 자극성 기체이다. 이 물질은 호흡기에 잘 흡수되며 천식과 기관지염, 폐기종을 비롯해 폐와 관련된 여타 질병을 악화시킨다.

 

이산화황의 일부는 공기 중에서 산소와 반응해 삼산화황을 형성하며, 이것은 물과 반응해 황산이 된다. 이것은 강산으로써 인간의 건강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수 있다.

 

산의 작은 방울은 에어로졸(aerosol)을 만든다. 이것은 작은 고체 입자 혹은 액체 방울이 기체에 분산돼 있는 것이다. 강산인 황산의 에어로졸은 호흡기에 치명상을 입힌다.

 

황 산화물과 황산의 에어로졸은 식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 산화물에 노출되면 나뭇잎이 탈색되고 얼룩이 생기며, 농작물의 수확과 질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오존과 알데하이드, PAN(peroxyacetylnitrate)은 스모그가 일으키는 파괴의 주범들이다. 이들은 호흡을 어렵게 하고, 눈을 쓰리게 하며, 피부를 가렵게 만든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고, 특히 노약자는 치명상을 당할 수 있다.

 

오존과 알데하이드, PAN은 개별적으로도 환경에 산성비를 포함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태양빛과 같이 작용하면 눈에 보이는 황갈색 안개인 광화학 스모그를 만드는 복잡한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광화학 스모그는 일반적으로 해가 떠있는 따뜻하고 건조한 날에 생긴다. 주요 원인은 자동차로부터 배출되는 연소되지 않은 탄화수소와 질소 산화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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