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세계평화의 모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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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평화센터 오늘 개관
“20여 년 동안 사진에만 몰입하며 내가 발견한 것은 ‘이어도’이다. 제주 사람들의 의식 저편에 존재하는 이어도를 나는 보았다. (중략) 파랑새를 품안에 끌어안고도 나는 파랑새를 찾아 세상을 떠돌았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낙원이요, 내가 숨쉬고 있는 현재가 이어도이다.”

사진작가 고(故) 김영갑씨의 사진을 담은 에세이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의 한토막이다.

뭍사람인 그가 제주도에 매혹돼 정착해 살며 제주 자연의 ‘은은한 황홀’을 담아온 그의 “내 사진은 ‘외로움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구절이 그대로 가슴에 와 닿는다.

여체를 닮은 오름의 완만한 굴곡이 그에게 평화와 안식을 주었나 보다.

그리고 오랜 세월 유배의 땅이었고 6·25에 앞서 좌우 이념 대립의 가장 큰 희생지였던 제주도가 이상향 이어도로 거듭 나기를 바라는 마음도 서려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고려시대 삼별초의 항쟁으로 몽골의 지배를 경험한 제주도는 조선시대들어 중앙정부에서 파견된 탐관오리들의 횡포로 민란과 항쟁이 자주 일어났고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이 자국 방어를 위해 최후의 저항거점으로 지정해 6만여명 이상의 대병력을 주둔시켜 요새화하는 등 숱한 고통을 겪었던 곳이다.

특히 냉전 초기 국제정치질서 하에서 일어난 한국 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4·3항쟁으로 2만 5000~3만여 명이 학살되거나 희생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곳 제주도.

이 제주도가 억압, 질병, 교통, 범죄, 환경 등 사회·문화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대로 거듭나기 위해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된 지 이제 20개월.

평화의 섬을 상장하는 곳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주국제평화센터가 22일 개관한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2지구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에 위치한 제주국제평화센터는 세계 각국 정상과 대중스타의 밀랍인형을 전시했다.

이곳은 1991년 4월 한.소 정상회담 이후 제주를 방문한 정상들과 인권운동가 등의 ‘정상들의 정원’과 제주도와 관련이 있는 대중스타와 한국문화를 외국에 알린 한류스타 등의 밀랍인형이 전시될 ‘테마가 있는 정원’으로 꾸며졌다.

제1전시실은 ‘제주 평화실천운동의 배경’을 주제로 제주도의 문화·지리적 배경과 역사적 사건, 1990년대 이후 세계 정상들의 방문 기록 등을 전시했으며, 제2전시실은 ‘국가 및 제주의 평화실천 사례’를 주제로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2002년 월드컵, 남북한 민간교류 등 평화실천 사례가 전시됐다.

또 연예인 밀랍인형 전시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던 제3전시실은 제주도를 방문하거나 세계 평화에 기여한 정상 17명의 극사실 인물모형을 전시한 ‘정상들의 정원’과 한류 스타 등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 등 14명의 모형을 설치한 ‘테마가 있는 정원’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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