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같은 분들께 남편과 함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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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다문화가정센터 행복나눔봉사회, 7년째 봉사 활동 눈길...결혼 이주 여성과 남편 아이들 함께 하는 봉사 더 큰 기쁨
   

“부모님 같은 분들이 기다리시는데 찾아뵙지 않을 수 없어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갑니다.” 매달 세 번째 주 일요일. 중국과 일본, 필리핀, 베트남,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나라에서 제주로 와 가정을 꾸린 남편과 아내 등 2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노인요양원 등에 찾아가 이·미용, 마사지, 목욕, 청소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어느덧 7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은 바로 다문화 가정 부부들이 뭉친 제주다문화가정센터 행복나눔봉사회(회장 노화중)다. 행복나눔봉사회가 처음 결성된 것은 2008년 3월. 당시만 해도 다문화 가정은 도움을 받기만 하는 사람들로 여겨지곤 했었다.

 

 

 하지만 이들은 다문화 가정 역시 제주사회의 구성원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또 그런 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봉사회는 다문화 가정 남편과 아내 등 6가구 12명이 모여 조그마한 모임 형식으로 시작됐다. 처음해보는 봉사활동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잘 몰랐었다. 우연한 기회로 제주시 내 모 노인 전문 요양원과 인연을 맺었고 그 곳에서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행복나눔봉사회의 특징은 외국에서 시집온 아내가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남편이 같이하고, 남편이 봉사회에 가입하면 당연히 아내가 참여한다는 점이다. 중국 연길 출신인 김정림 다문화가정 사무국장은 “이주 여성들은 처음에는 봉사에 대해 잘 모른다. ‘왜 가야해’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며 “하지만 한두 번 가다보면 봉사활동을 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이주 여성들은 제주에 친정이 없다”며 “노인 분들이 부모 같기고 하고, 우리를 기다리시는데 이제는 찾아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행복나눔봉사회는 또 다문화가정센터에서 배운 이·미용 기술, 마사지, 사진, 난타, 밴드 공연 등을 그대로 봉사활동에 활용한다. 지난달에는 요양원을 찾아가 2년 동안 연습한 제주 칠머리당굿과 전통놀이를 공연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고, 사진 봉사와 밴드 등 다양한 공연도 펼치고 있다. 행복나눔봉사회는 특히 100% 다문화 가정 스스로 만들어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봉사단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필리핀에서 온 아내와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손상동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센터는 관여하지 않고 다문화 가정 스스로 준비하고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처음 10명이었던 모임이 이제는 30명이 넘는 봉사단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봉사 분야도 다양하다.

 

 

농번기에는 농촌으로 찾아가 귤과 고추, 가지를 따면서 농촌 일손을 돕고,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에 찾아가 이·미용 봉사도 벌인다. 지난해에는 소나무 재선충이 제주 전역을 휩쓸자 여러 차례 재선충 제거 작업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행복나눔봉사회는 매월 1만원씩 부담하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많은 돈을 내기가 쉽지 않아 마음으로 힘으로 할 수 있는 봉사를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있다. 어르신들이 드실 먹을거리라도 사다드리고 싶은데 빠듯한 살림에 쉽지 않다. 중국에서 온 이청화 봉사회 부회장은 “노인 분들께 맛있는 먹을거리라도 사다드리고 싶은데 할 수 없어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회원들이 낸 회비로만 운영하다 보니 워낙 빠듯해 아쉬운 점도 많다”고 말했다. 행복나눔봉사회의 더 큰 꿈은 제주를 넘어 해외로 봉사활동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다른 나라에서 시집 온 부인들의 고향 집이 상당히 힘든 경우가 많다”면서 “다문화 가정 아내들의 고향에서 1호집, 2호집을 만들어 주는 게 봉사회의 큰 꿈”이라고 말했다. 행복나눔봉사회는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또 해외 봉사에 대한 꿈도 이어갈 생각이다. 이 부회장은 “봉사활동을 하지 않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느낌이다.

 

 

 

특히 남편들과 같이 한다는 게 더 큰 행복”이라며 “앞으로도 회원들 모두 힘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이제 도내에도 많은 다문화 가정이 제주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하고 있다”며 “다문화 가정도 사회에 봉사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도민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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