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고령화 심각…전면적 생사확인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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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고령자 대상 '특별상봉' 필요
최고령 김성윤 할머니 동생과 감격의 상봉
 남측 상봉단의 최고령자인 김성윤(96, 맨 왼쪽) 할머니가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동생 석려(80, 왼쪽에서 두번째)씨와 사촌 조카를 만나 서로 안부를 묻고 있다.

3년4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이산가족 고령화를 고려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상봉 전부터 노환으로 숨지거나 만남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고 상봉 과정에도 건강 악화로 중도 귀환하거나 치매로 혈육을 만나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이어졌다.


 
   

또 부모나 형제가 생존해 있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어 상봉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그 의미도 퇴색되는 양상이다.이에 따라 전면적인 생사확인, 8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상봉 등 긴급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9천264명이다.하지만 이 가운데 지난해에만 3천841명이 사망하는 등 전체 상봉 신청자의 44.7%에 이르는 5만7천784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7만1천480명 뿐이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급속한 고령화로 매년 약 4천명의 이산가족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망자는 연평균 3천830명에 달한다.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들도 80세 이상이 52.8%에 달하는 등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81.5%를 차지해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형님 이제 웃읍시다'
 남측 상봉자 박운형(92) 할아버지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주최로 열린 환영만찬에서 북측의 동생 박운화(78)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번에 가족을 만난 남측 이산가족 82명만 해도 90대 25명, 80대 41명, 70대 9명, 69세 이하 7명으로, 80세 이상 고령자가 80%가 넘는다.그러나 당국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이 처음으로 성사된 1998년 이후 지난해까지 가족을 만난 사람은 당국과 민간 차원의 대면·화상 상봉을 모두 합쳐도 남북을 통틀어 2만5천282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번에 만난 1차 남측 상봉단 82명(동반가족 58명)과 북측 가족 178명, 오는 23∼25일 2차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61명이 추가됐지만 많지 않은 인원이다.특히 남북 각 100가족씩 고작 1년에 한두 번꼴로 이뤄지는 현재의 상봉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는 것 자체가 '로또'로 불릴 만큼 확률이 극히 낮은데다 면회 수준의 짧은 만남에, 한번 만나면 또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산가족과 전문가들은 일회성 만남보다는 전면적 생사확인과 상봉 정례화, 서신교환 등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한다.통일부가 지난 2011년 이산가족 1만605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헤어진 가족과의 교류방법으로 생사확인(40.4%)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대면상봉은 35.9%, 서신교환은 10% 등이었다.

   

상봉규모 확대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상봉도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낸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을 위한 긴급 대책 필요' 보고서에서 "2013년 현재 이산가족 생존자의 52.8%(3만7천769명)가 한국 평균기대수명(81세)보다 고령"이라며 상봉 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현대경제연구원은 80대 이상의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긴급 특별 상봉을 제안했다.현대경제연구원은 통상적인 이산상봉과는 별도로 80대 이상의 평균기대수명을 초과한 이산가족 전원을 대상으로 단기간 내 대규모 특별상봉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각 이산가족 가정의 혼인, 사망, 생일 등을 비롯해 남북한 명절을 전후해 수시 상봉을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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