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제주, 제주도민 돕는 것은 당연"
"우리 집이 제주, 제주도민 돕는 것은 당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외국인 공동체 구성된 제주퓨리재단...다양한 자선 이벤트 열어 도내 어려운 가정 지속적으로 후원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제주도인데, 제주도민들을 돕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토요일이었던 지난 22일, 제주시내 한 볼링장에 100명에 가까운 외국인과 자원봉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제주퓨리(JEJU FUREY)재단이 진행하는 자선 볼링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볼링대회는 치러졌고 잘 치건 못 치건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듯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볼링도 볼링이지만 서로가 만났고, 더 중요한 목적인 퓨리 가족들 돕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모두 일정 금액의 참가비를 냈고, 추첨티켓과 음식, 티셔츠 등을 구입했다.

 

이렇게 모아진 자선기금은 도내 후원 대상인 퓨리 가족에게 전달된다.

 

도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공동체가 중심이 된 자선단체인 제주퓨리재단이 제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퓨리가 처음 결성된 것은 2009년 3월.

 

제주에 살던 캐나다인 네이선 퓨리씨가 한국인 아내와 두 아들을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났고, 도내 외국인들은 여러 가지 자선 행사를 마련해 퓨리씨 가족을 돕기 시작했다.

 

퓨리씨 아내와 아이들은 현재 캐나다로 옮겨 퓨리씨의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제주퓨리는 2010년 7월까지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두 아이의 학자금을 보탰다.

 

퓨리씨 가족 후원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점에서 제주퓨리는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제주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제주퓨리재단 위원장을 맡고 있는 메리 서머스씨는 “퓨리씨 가족을 도와주겠다는 목표가 2010년에 달성됐다”며 “우리 집이 제주도에 있는데 제주 사람들을 돕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볼링대회에서는 세 번째 퓨리 가족이 탄생했다는 뜻 깊은 소식이 전해졌다.

 

제주퓨리는 제주시 함덕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을 새로운 후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가정은 어머니 홀로 세 자녀를 키우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워 아이들이 대학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있었다.

 

서머스씨는 “그동안 많은 가정을 방문했지만 이만큼 감동적인 적이 없었다”면서 “새로운 가족에게 선물을 전하고 함께 껴안고 정말 많이 울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제주퓨리는 이에 앞서 두 가정을 후원해 왔다.

 

2010년 7월 처음 선정된 이호동 가족은 80세가 넘은 할머니가 두 명의 손자를 키우고 있고, 2011년 12월부터 후원한 노형동 가족은 50대 가장이 75세가 넘는 할머니와 큰 병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10대 아들을 돌보고 있다.

 

모두들 도움이 절실한 가정으로 제주퓨리의 후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제주퓨리는 또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도내 11가구에, 지난달에는 4가구를 찾아 선물을 전달하는 등 이웃돕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제주퓨리는 후원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볼링, 비치발리볼, 배드민턴, 탁구, 축구, 포켓볼, 포토 미션게임, 다트뿐 아니라 경매, 선상 파티까지 다채롭다.

 

제주퓨리의 자선행사는 이제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0년 처음 비치발리볼대회를 개최할 때 16개 팀이 참가했지만 지난해에는 전국에서 30개 팀이 참가하기도 했다.

 

제주퓨리재단에도 사무국이 있다.

 

하지만 제주퓨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외국인 공동체와 참가자, 자원봉사자, 기부자는 물론 관중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께하려는 마음에 있다.

 

자선행사가 열리 때마다 모두들 한자리에 모이고, 꾸준히 후원금을 보태고, 무료 음식, 상품권을 내놓기도 한다.

 

이렇게 모아진 후원기금은 금전적으로 직접 지원된다.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할 지 여부는 전적으로 수혜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제주퓨리의 원칙이다.

 

올바르게 사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는 부분이다.

 

제주퓨리는 앞으로 지속적인 자선활동을 위해 제주도민들의 참여가 많아지길 바라고 있다.

 

도민의 참여가 많아야 보다 장기적으로 재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제주퓨리는 또 이러한 자선활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다.

 

자선행사를 열고 수익금으로 그 지역의 어려운 가족들을 도와주길 바라고 있다.

 

서머스씨는 “퓨리가 만들어진 이후 제가 세 번째 위원장이다.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참여해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주와 제주 사람들을 정말 좋아 한다.

 

퓨리를 계속 지원해주고 함께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