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완전히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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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민 제주를 찾는 사람들, 도요다 CEO출신 이마이 히로시씨
“서귀포 바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과 너무 닮은 것 같아요. 정말 아름다워요. 물도 공기도 좋고요. 인심도 좋아요.”

자동차 판매랑 751만대, 매출액 180조원(2004년 기준). 세계 최고 자동차 제조회사인 도요타 미국 부사장을 지낸 이마이 히로시(今井弘·74)씨가 부인 김수자씨(51)와 제주에서 아름다운 황혼을 맞고 있다.

히로시 부부는 지난 7월 제주시 아카데미극장 2층에 ‘블루하와이(www.bluehawaiikorea.com)’ 토산품 전문점을 열면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였던 히로시씨가 남은 여생을 제주에서 보내기로 결심한 것은 제주가 고향인 부인의 권유도 있었지만 고근산에서 바라본 서귀포 바다에 매료됐기 때문.

그래서 2001년에는 고근산 자락에 집을 장만해 6년째 제주에 눌러 살고 있다.

자동차 본고장 미국에서 고급승용차 ‘렉서스’를 생산해 벤츠와 BMW의 벽을 무너뜨리면서 ‘Japan as No.1(일본이 최고)’라는 명성을 얻은 도요타의 부사장을 역임한 그가 토산품점을 연 것은 이외였다.

“남편은 은퇴 후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면서 여유 있게 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먼저 갱년기가 찾아와서 좀이 쑤셨어요. 사실 돈을 벌기라서 보다는 그냥 일을 벌려놓은 거죠.”

아내가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은 히로시씨가 든든한 내조를 보내고 있다. 인터넷으로 하와이 현지업체에 토산품을 주문하는 것부터 가게를 정돈하는 일은 히로시씨의 몫이 됐다.

영어, 일본어를 능숙히 구사하고 2년 간 미국 도요타물류법인 사장까지 맡았던 물류전문가인 그가 토산품을 주문하는 것은 일도 아니지만 아내와 매장을 위한 정성은 지극하다.

손님들이 옷을 고르면서 흩어 놓은 것을 다시 갤 때 여러 번 손이 가고 모양이 나지 않는 것을 지켜보던 히로시씨는 등판에 맞는 폼(판자)을 짜서 단번에 갤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것이 웹스터사전에도 실린 도요타 경영철학인 ‘가이젠(改善·개선)’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세계 1등이 되겠다는 구호를 단 한번도 외치지 않았어요. 대신 가이젠을 하자고 했죠. 지금도 최고로 잘 돼 있지만 더 잘되게 하자. 사소한 것에도 낭비를 배제하고 효율을 높이자. 이게 가이젠이죠.”

“도요타에는 suggestion(제안)박스가 있죠. 최고경영자에서 현장 근로자까지 작은 것이라도 개선할 여지가 있으면 제안서를 여기에 담죠. 회사는 이를 검토하고 95%는 실제로 반영해요. 그래서 놓치기 쉬운 것도 개선이 가능하죠.”

그는 이어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 특별자치도가 되겠다는 구호만 외쳐서는 안돼요. 구호를 계속 외치면 거품이 끼고 사소한 것은 그냥 묻어 가버리죠. 작은 것부터 개선을 하지 않으면 국제자유도시는 사람들의 의식에서 멀어질 뿐이죠”라며 제주의 미래를 위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1958년 외교관 양성코스인 도쿄대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한 히로시씨. 도요타 연수사원이었던 그는 이듬해 도요타가 LA에 판매법인을 세우자 바로 미국 근무를 신청해 36년간 미국에서 근무하고 은퇴했다. 그리고 1996년에는 3년 간 삼성자동차 고문으로 일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도요타맨’에서 지금은 ‘제주맨’이 된 그는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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