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난조(흑 177 불계승)
컨디션 난조(흑 177 불계승)
  • 한애리 기자
  • 승인 20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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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제주일보배 제주아마바둑리그 최고위전
○이호석 아마5단 ●강순찬 아마6단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바둑 역시 대국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은 승패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변수다.

 

한 수 한 수마다 평정심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바둑에서 많은 기사들이 컨디션 난조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초·중반 유리한 바둑이 후반 역전 당하고 불리한 바둑으로 돌아서는 것도 따지고 보면, 막판까지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의 컨디션 탓이 크다.

 

프로바둑기사들이 대국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각별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백 38은 47밑에 두어 정석을 완성시켜야 하는데, 그 것이 안 좋다고 판단하고 착수한 수. 43 이하 준비 후 49로 끊는 수가 성립되어서는 백이 고전의 연속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0부터 귀를 살자고 한 수가 71까지, 우변 요석 3점이 뜯겨서는 회복 불능 상태다. 이후 76, 하변패, 좌상귀에서 백은 승부수를 던지며 분전했으나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백을 쥔 이 5단이 우상귀 대사백변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면 공부가 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대국은 평소 그의 장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이 5단의 패인은 컨디션 난조.

 

이를 의식한 듯 강 6단은 5단의 착점에 맞서 초강수로 일관했다. 흑 49, 77, 87, 147, 173은 강 6단의 감각과 기풍에 어울리는 초강수로, 관전자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바둑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