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다는 것은!
정직하다는 것은!
  • 제주신보
  • 승인 201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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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강사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교내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학교 경비원에게 들켰다. 그 학교는 교칙이 엄격해 이런 일에 엄단의 조치가 취해지기 때문에 경비가 보기에도 ‘한참 치기어린 나이에 호기심에서 한 번 그래본 것’으로 이해하고 먼저 부모에게 알리고 다시 이런 일이 없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럴 때 부모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무심코 ‘아휴, 다행이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알리지 않겠다는 경비 아저씨의 처사에 감사해하며 집으로 돌아가 아이를 다그친다. “너는 기숙사에 있는 친구와 공부하겠다고 하고선 이게 공부하는 거야! 너 때문에 창피해서 못 살겠다!”

 

2. 징계를 당하지 않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고 아이한테도 그렇게 말한다. 그렇지만 고등학생 때의 불안과 갈등을 이해하고 다신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다짐만 받고 그냥 지나간다.

 

3. 아들의 행동이 이해는 가지만 엄연히 교칙 위반이란 점을 주지시킨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가 당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그 한 가지로 담임선생님께 지난밤에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용서를 비는 방법을 선택한다.

 

4. 이 모두가 자식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임을 인식시키고 어떻게 해결할 지를 지켜보고 기다린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자식이 책임지게 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늘 정직하라는 주문을 한다. 그 정직의 수위가 어디까지냐가 문제다. 우선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정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그런데 진정 정직은 거짓말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가 당당할 수 있는 것까지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정직하라는 의미는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되는 것임을 가르쳐야 한다.

 

자녀가 위기일 때가 부모가 필요할 때이다. 그렇지만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해서 훌륭한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날 밤 달려가서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으로 부모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렇다고 고등학생인 아들의 잘잘못을 일일이 짚어가며 야단치는 것도 아니다. 자녀도 이미 그게 잘못됐음을 알면서도 저지른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부모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그 부모의 의식 수준이다. 어떻게 해야 내 자녀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인지 생각해 보고 그 길로 인도해 줄 수 있는 부모라면 자녀 교육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 자식을 위하는 길은 허물을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뉘우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참, 위의 예시 중 3번을 잘 이행하다 보면 아이는 어느새 4번의 아이로 자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