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소통의 중요성을 얘기하지만
누구나 소통의 중요성을 얘기하지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최근 김창보 제주지방법원장의 도민과의 소통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민원실에서 직접 소장을 접수하고, 실제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에서 실무관 역할을 맡아 직접 재판에 참여하는 등 법원이 도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김 법원장은 “법원의 문턱이 과거와는 달리 많아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민원인들에게는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현장의 상황과 목소리를 직접 보고 들어 소통하는 법원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민과 소통하는 법원을 만들겠다는 노력이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원장이 직접 경험을 통해 소통하는 법원을 만들려는 노력을 보이면서 제주지방법원이 달라질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통(疏通)의 어원을 보면 라틴어 ‘나누다(communicare)’로 천상의 신이 인간들에게 덕성을 나눠준다는 의미였다.

동양사상에서는 몇 가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대종언어연구소에 따르면 예기(禮記) 등에서 ‘통달함’·‘물길이 통함’을 뜻했고, 송나라 범중엄이 쓴 ‘종간여류부(從諫如流賦)’에서는 ‘뜻을 전하여 통함’의 의미였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말하는 소통의 의미는 ‘뜻을 전하여 통함’이 가장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소통은 어떤가.

국민은 정치권의 불통에 대해 화가 치밀고, 직장에서는 상사가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고 스트레스를 받고, 가족 간에는 식사시간조차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다.

사회 전반적으로 소통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눈을 마주치고 직접 대화하기 보다는 쌍방향 시스템에 환호하며 기계를 사이에 두고 불특정 다수와 대화를 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소통이 보편화되지 못하면서 이념 갈등과 세대 갈등 등이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6·4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소통이 화두다.

소위 도백(道伯)을 하겠다, 도민의 대변인이 되겠다는 후보들은 저마다 도민들과 소통하는 지도자를 자임하고 있다.

도민들의 눈높이에서 소통을 통해 제주의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모든 선거에서 되풀이됐지만 당선이 되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도민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들만의 리그’를 되풀이 해왔다.

소통의 주체인 본인은 불통의 늪에 빠져 정작 중요한 민생을 살피는 데는 소홀했던 것이다.

소통은 상호 이해하는 것이다.

진정한 소통은 남을 움직이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변하는 것이다. 리더의 소통은 자신의 의사를 구성원들에게 정확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서 구성원들의 동기와 목적 의식을 고취시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도민의 리더가 되려는 사람이 단순히 소통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해 임시방편적으로 사용하고, 자신이 뜻한 바대로만 하려 한다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다.

다양한 학자들과 연구들은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고 한다.

누구나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을 신뢰하고 헌신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청은 성공한 리더가 되기 위한 토대가 된다.

향후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끌어가려는 리더라면 더욱 더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도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도민들 역시 혈연이나 지연, 학연에 얽매이지 말고 도민과의 소통을 통해 이를 제주의 발전 전략으로 삼으려는 도백을 선택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김대영 사회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