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뒤에 숨은 비양심...이젠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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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허위전화에 악성 민원까지 극성, 사회적 비용 낭비...강력 대처, 시민의식 개선 절실
   
     

“사람을 죽이는 것을 봤어요. 빨리 경찰관을 보내주세요.” “길가에 사람이 쓰려져 있어요. 도와주세요.” “내가 있는 곳을 찾아서 길을 알려줘라, 날 찾을 때까지 욕을 하겠다.

 

 이 XXX야” 장난, 거짓 전화를 넘어 여성 피하에 폭언, 성희롱까지 전화기 뒤에 숨어 버린 양심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

 

 

장난·거짓 전화는 경찰 소방 행정력 낭비로 긴급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고, 고질 악성 민원전화는 상대방의 마음과 정신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있다.

 

30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19에 걸려온 장난전화는 204건으로 2012년 572건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장난전화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잇다.

 

실제 지난 14일에는 제주시 길가에 사람이 쓰러졌다는 공중전화 신고로 구급대원 긴급 출동해 장난전화로 확인돼 허탕을 쳤고, 16일에는 한 어린이가 공중전화로 불이 났다는 장난전화를 걸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소방안전본부는 다음달 1일 만우절을 맞아 119에 허위·장난전화를 할 경우 관련법령에 따라 과태료 처분 등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장난전화로 인한 소방 행정력 낭비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소방안전본부는 발신자 위치추적시스템, 전화번호표시시스템을 도입해 장난전화를 가려내고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119는 생명과 직결된다. 한 번의 장난전화라도 신속한 출동이 불가능하거나 지연돼 그 피해가 선량한 도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도 허위신고로 골치를 앓으면서 이에 강력 대처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 달 동한 한 사람이 “여자를 죽이겠다”, “도둑이 들었다”,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등 세 차례나 허위신고를 했고, 경찰이 세 차례 모두 즉심에 넘기는 등 강력히 처벌하자 더 이상 허위신고를 하지 않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한 해 동안 16건의 허위신고를 적발해 4명은 형사 입건했고, 8명은 즉심에 넘겼고, 4명은 통고 처분했다. 여성들이 주로 근무하고 있는 120콜센터의 전화 폭언과 협박, 성희롱은 심각한 수준이다. 보이지 않는 상대방을 향한 테러나 다름없다.

 

제주안내 120콜센터는 특이민원은 386명, 악성민원 11명을 등록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 상담사들을 괴롭히고 있다. 처음 전화를 받을 때부터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로 시작해 “내 집 앞에 다른 차가 주차돼 있다. 차를 뺄 때까지 욕하겠다”, “너희들의 월금은 내가 낸 세금이다.

 

내가 욕하라고 준 돈이다. 이 XXX야” 등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심지어 “찾아가서 죽이겠다”는 등의 협박도 서슴치 않고 있다.

 

 

악성민원으로 인해 다른 민원인이 피해를 입고, 콜센터 직원들은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이들 악질 악성민원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120콜센터 관계자는 “보이지 않는다고 특히 여성이라고 너무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사회의 성숙한 시민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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