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의 카카오톡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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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강사

“일어났습니당! 오늘도 파이팅이에요!” 딸아이의 카톡이 제일 먼저 들어온다.
“그래! 봄꽃 같이 반가운 하루 만들어라!” 이렇게 서울과 중국으로 나누어진 우리 가족의 하루는 카톡으로 시작된다.

 

“00아, 택배 아재가 아이~~ 거긴 오후에 들르려고 했는데 하는 걸 사저~~o 해서 10시 쯤 온다고 한다, 서둘러라.”

 

“저 곧 도착해용.” 아버지와 아들의 카톡 내용이다. “ㅋㅋ 아빠 카톡 너무 웃기다. 여긴 오늘도 쌀쌀합니다. 커피 한 잔 내려 마시고 힘냅니다. 아당아당!” 딸 카톡.

 

잠시 후. “깜짝 놀랐네, 엄마, 아빠가 회사로 국제전화 걸어서 첫마디가 ‘응! 아빠야’. 중국인이 받을 때도 있는데 ‘여보세요’도 아닌 ‘응, 아빠야!’ 깜~ 놀~.ㅋㅋ”

 

점심 때 쯤에는 인턴으로 나가 있는 딸아이가 첫 월급을 받았다고 하자 아빠가 주변 신세 진 사람들에게 다국적기업의 커피라도 한 잔씩 돌리라고 했더니 딸은 아빠께 제일 먼저 사드리고 싶다는 아부성 멘트도 날렸다. 아들에게 아버지로서 ‘새로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나는 다르다는 것도 보여주라는 당부도, 아버지의 당부에 “넵,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는 아들의 다짐도 읽을 수 있다. 이날 하루 우리 가족이 나눈 카톡을 세어보니 약 180여 개나 된다. 4인 가족이니 나누면 평균 45마디씩 한 셈이다.

 

‘헤럴드경제와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11월 14~18일 직장인 608명을 대상으로 하루 중 가족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더니 전체의 25.8%인 157여 명이 1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반면 하루 중 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을 하는 시간이 1~2시간이라고 답한 사람이 38.8%(236명)로 가장 많았다. TV나 스마트폰, 컴퓨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집에서도 심각한 대화 단절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화 단절은 가족 간의 오해와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조금씩 가족 간의 대화시간을 늘려 서로를 이해하고 일상을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족은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이다.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긴밀하게 유지된다면 더 건강하고 활발한 삶이 유지될 수 있다.’(자료 출처: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홈페이지)

 

스마트 폰 때문에 대화가 점점 없어진다는 걱정의 소리가 많다. 물론 주변에서 보이는 모습만 봐도 괜한 우려는 아닌 것 같다. 초등생들은 게임, 중등생들은 친구들과의 실없는 잡담성 SNS에 빠져 산다. 여기저기서 수없이 많은 동영상과 댓글을 보며 읽으며 키득거린다. 그러느라 정작 중요한 사람들과의 대화 시간은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가족끼리 카톡방을 하나 만드는 것은 어떨까? 엄마와 아빠가 어떤 말을 하고 지내는지, 혹은 오누이간 관심이 뭔지 저절로 알게 되는 기회가 되어 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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