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우롱하는 적외선과 자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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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 화학과 교수>

적외선은 난방, 자외선은 살균 등에 이용되는데, 인간을 우롱할 정도로 대단한 존재이다. 프리즘으로 빛을 분해하면 태양광 같은 백색광은 빨간색(긴 파장 영역)에서 보라색(짧은 파장 부분)까지 파장 순서로 분해돼 무지개처럼 보인다.

 

이때 빨간색 바깥쪽에 온도계를 놓아두면 온도가 점점 상승하고, 보라색 바깥쪽에 형광 잉크를 칠한 종이를 두면 환하게 빛이 난다. 이들 부분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간색 바깥쪽에 있는 빛(빨간색보다 긴 파장)을 적외선, 보라색 바깥쪽에 있는 빛(보라색보다 짧은 파장)을 자외선이라고 한다. 유리는 적외선 또는 자외선을 상당량 흡수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유리 프리즘을 통과한 빛에는 적외선과 자외선이 소량 내재돼 있을 뿐이다.

 

적외선은 물체의 온도를 높이는 성질이 있어 열선이라고도 한다. 적외선이 물체에 흡수되면, 물체를 이루는 원자들이 더욱 격렬하게 운동한다. 원자의 운동이 심해질수록 온도가 증가한다.

 

원적외선은 적외선 중에서 파장이 긴 빛으로 ‘원(遠)’은 빛을 분해할 때 빨간색 바깥쪽의 먼 곳에 위치함을 의미한다. 이것은 물에 잘 흡수되므로 공기 속을 통과할 때 수증기에 대부분 흡수되고 지표면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적외선을 이용한 것으로는 난방기구나 건조기, 텔레비전 등의 리모컨이나 인체에서 발산하는 적외선을 감지하는 센서(경비용 혹은 자동문용) 등이 있다.

 

자외선은 물질의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성질이 있다. 옥외에 칠한 페인트나 햇볕이 닿는 곳에 둔 책의 그림들이 거무스름하게 바래는 것은 이들 색소와 자외선의 상호작용 때문이다. 자외선을 세균 등에 쬐면 그 세포를 형성하는 물질이 파괴되므로 이 전자기파는 살균에도 이용된다.

 

또한 형광물질은 자외선을 조사하면 빛을 발한다. 그래서 이 복사선은 형광물질이 함유된 투명한 잉크로 숨은 문자를 인쇄해 신용카드의 위조 방지에 이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장식조명에 사용되는 블랙라이트(black light)를 의상에 비추면 환하게 빛이 발생한다. 이는 블랙라이트에서 자외선이 나와 천에 붙어있는 형광물질을 빛나게 하기 때문이다.

 

빛은 파장이 감소할수록 에너지는 증가한다. 자외선은 UV-A(400~320nm), UV-B(320~280nm), UV-C(280~200nm)로 대별된다.

 

UV-A는 가장 적은 피해를 일으키고 많은 양이 지표면에 도달한다. UV-B는 대부분 성층권의 오존에 의해 흡수된다. UV-C는 가장 높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지만, 이것은 성층권의 산소와 오존에 의해 흡수된다. 그러나 근자에는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와 관련해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자외선은 높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 분자에서 전자를 제거하여 양으로 하전된 화학종으로 변환시킨다. 이보다 더 짧은 자외선 파장은 결합을 깨고 분자가 분해되게 한다. 생명체에서 이러한 변화는 세포를 파괴하고 유전자 결함과 암의 생성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적당한 자외선은 체내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촉진시켜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햇볕을 쬐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 기분이 좋아지며,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하루에 15분 정도 햇볕을 쬐면 면역력을 높여 감기·독감·천식 등의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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