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동안 산방산 지켜온 노송 '청동상'으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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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병 감염 벌목 착수...전문업체가 청동으로 실물 제작
500년 이상 산방산을 지켜 온 소나무가 역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삶을 마감함에 따라 청동상으로 재현될 예정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 중턱의 산방굴사(국가지정 명승 77호) 앞에 있는 500년 이상 된 노송이 지난해 8월 재선충병에 감염, 고사됨에 따라 청동구조물로 재현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당초 벌목 후 전설의 여신인 ‘산방덕’ 동상을 세우기로 했으나 사계리마을회에서 청동구조물로 복원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실물과 비슷한 소나무가 들어서게 됐다.

이를 위해 전문 제작업체는 나무 몸통과 주요 가지에 실리콘을 씌워 소나무 원형과 똑같은 거푸집을 제작해 놓았다. 제작과정은 시간이 걸림에 따라 실물과 비슷한 소나무 청동상은 내년에 설치가 마무리된다.

서귀포시는 21일부터 소나무 잔가지를 제거하고 오는 26일 최종 벌채를 할 방침이다. 이 기간 산방산 입산이 통제된다.

앞서 서귀포시는 노송을 감싸고 있던 멸종위기종 식물인 지네발란(지네난초)을 떼어내 산방산 암석에 이식했다.

벌목된 소나무의 절편 일부는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과 국민대 산림환경학과에 제공된다. 나이테를 측정할 경우 500년 전 기후변화를 알 수 있고, 소나무의 정확한 수령도 알 수 있게 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사계리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고사된 소나무가 실물과 비슷하게 청동상으로 재현하게 됐다”며 “소나무 청동상은 100년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주십경의 하나인 산방굴사 입구 소나무는 숙종 28년(1702년) 이형상 제주목사의 지시로 기록한 화첩인 탐라순력도의 ‘산방배작’에 나올 만큼 오래된 노송이다.

한편 서귀포시는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사계해안도로 사람발자국 화석지, 정방폭포, 외돌개 해안 등 문화재지구 8곳에서 재선충병으로 고사된 소나무 8129그루에 대한 벌채를 마무리했다.

(사진) 21일 서귀포시 산방산에 있는 노송을 벌목하기 위해 인부들이 잔가지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 서귀포시 산방산 중턱 산방굴사 앞에 있던 소나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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