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래 사회, '안전'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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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식. 초당대학교 총장
   
유능한 지도자가 지녀야 할 핵심 능력 중 하나가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일’이다. 그러나 복합 다원화된 사회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하여 미리 대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지도자들은 이를 끊임없이 시도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엔이 1996년에 창립한 ‘UN 밀레니엄 프로젝트’이다. 세계적인 2500여 명의 학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미래 연구 싱크탱크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주기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시적 흐름인 미래 메가트렌드를 분석하고 결과를 발표해 오고 있다. 미국 정보위원회(NIC)의 미래 보고서 ‘글로벌 트렌드 2025’, 일본 정부의 ‘이노베이션 2025’, 영국 국방성 산하 발전 구상 독트린센터의 ‘전략적 글로벌 트렌드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이 보고서들을 정리, 요약해 보면 미래의 거시적 변화를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눠 예견하고 있다. 환경과 자원문제의 심화, 지식기반사회로의 진전 및 글로벌화, 인구 구조 변화, 기술의 융합 가속화, 안전과 안보, 지속가능한 성장 등을 변화 방향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서 오늘 우리가 특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재난에 대응하는 사회의 안전’에 관한 노력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재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하고 싶다. 2012년 6월 우리나라는 세계 200여 나라 중에서 20/50 클럽에 세계 7번째로 가입한 나라가 되었다. 인구가 5000만 명이 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되어 선진국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안전에 대한 의식과 진정성, 대응하는 자세는 너무나 취약하다. 경제발전을 최우선으로 한 압축 성장의 대가가 물질적 정신적 요인으로 남아, 우리 주변 곳곳에서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한반도는 변화된 기후의 영향을 받아 대형 태풍, 홍수 등의 발생이 심히 우려되고 있고, 지진으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이다. 특히 원전, 고속철도, 지하철, 가스관, 송유관, 초고압 전력망 등 고도의 대형 시설물 등이 좁은 국토에 밀집되어 있다. 또한 북한과의 충돌이나 테러 가능성, 이른바 북한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보다 폭 넓은 종합적인 대응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여기에서 해양교통, 항공, 통신망 및 금융서비스와 행정서비스 등의 사고는 발생초기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재난 관련 업무는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이 주도하고 있는데, 화재, 가뭄, 폭우와 홍수 등에 치중되어 있다. 급증하는 산업재해와 대형 인재에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더욱 선진된 시스템 및 데이터베이스의 종합적 구축 및 관리, 연구기술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이 보는 안전에 대한 이해와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수준에는 차이가 있다. 전문가의 의견을 이해하지 못하면 일반인은 안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재난 진행에 대한 정보와 대처 요령 등을 일반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정보체계와 인프라도 잘 마련되어야 한다.

생텍쥐베리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다. ‘안전한 사회’, 진도 해역에서의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 접하여 꽃 같은 우리 아이들을, 300여 명이나 가슴에 묻고 말 할 수 없는 슬픔으로 절규하며 갈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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