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 정석 '대붕설형' <결과 백 104수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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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제주일보배 제주아마바둑리그 최고위전
●홍성우 아마5단 ○강순찬 아마6단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정석이 등장했다. 모양새가 마치 눈사태가 난 것 같다고 해 만들어진 이른바 ‘큰 눈사태’ 대붕설형(大崩雪形)으로 불리는 정석이다.

 

수년전 10대의 이세돌이 이창호 사범과 가진 대결에서 이 정석을 들고 나와 이기면서 한때 유행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아마 바둑기사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점 때문에 실전에서는 그리 많이 활용되지는 않았다.

 

실전 해설로 돌아와 흑 29는 30자리에 뻗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단젖힘을 당해 흑 모양이 양쪽 다 탄력을 잃고 웅크려들어 버렸다.

 

악수는 연이은 실착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은데 흑 87은 선수라고 둔 착각의 한 수로 사실상 패착이다. 이후 119의 패, 135의 변화 등으로 전세 역전을 노렸지만 크게 어려움 없이 응수할 수 있어 이 판 바둑은 허무하게 끝나게 됐다.

 

바둑 고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이 있다. 변화가 많은 정석에서 만큼은 간명하게 처리한 후 다음을 기약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판처럼 처음 길을 잘못 가면 내친걸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밖에 없으며,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한 채 두어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하겠다.

 

바둑판의 4분의 1을 차지해버리는 어려운 정석은 사활같이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하므로 아는 길로 간명하게 처리하는 것이 승부의 요령 중의 하나다. <제주특별자치도바둑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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