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와 세로토닌과 함께 탱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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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흐린 날, 겨울철 등에는 사람의 기분이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 전조 현상이 나타날 때도 그렇다. 원인은 ‘세로토닌(serotonin)’이라 칭하는 근원적인 화학물질과 관계가 있다. 이 화학물질은 우리의 기분과 식욕, 수면, 통증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행복감과 창의력을 가꾸는 신체의 핵심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세로토닌은 환희의 물질로써 중독증상을 나타내는 엔도르핀이나 폭력적·공격적인 물질로 비상사태 대비용인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과는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세로토닌은 신경 전달 물질로써 조절 기능과 행복 기능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세로토닌은 오케스트라단에서 일개 구성원, 즉 하나의 분자일 뿐이다. 그러나 이 분자는 단순히 한 명의 트럼펫 혹은 첼로 연주자가 아니고 두뇌 활동의 전체 결과를 연출하는 지휘자다.

 

세로토닌이 두뇌에서 올바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우울과 불안, 불면, 폭식, 두통, 그리고 일상생활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다양한 장애, 즉 행복감 및 창의력과 거리가 먼 증상들이 나타난다.

 

항우울제인 프로작(prozac), 마약성분인 엑스터시(ecstasy) 등 기분을 상승시켜주는 약품들은 두뇌에 공급되는 행복물질인 세로토닌의 양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우리는 의약품에 의존하지 않고도 식사 방식이나 운동·생활 습관을 개선·조절하여 세로토닌 활동을 증강시킴으로써 삶의 질, 즉 긴장·분노와 집중력, 창의력, 의욕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중요한 원료는 다양한 음식에 함유되어 있는 아미노산, 트립토판(tryptophane)이다. 트립토판은 신체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아미노산이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된다.

 

트립토판은 카세인(casein)의 가수분해 생성물로부터 얻을 수 있으며, 카세인은 젖단백질의 주성분으로 우유 속의 것은 포유동물 새끼를 위한 아미노산 공급원이다. 트립토판은 바나나, 귀리, 우유, 요구르트, 계란, 생선, 참깨, 해바라기씨, 호박씨, 땅콩 등에 함유되어 있다.

 

행복감이 충만한 삶을 위해 트립토판이 함유된 음식 섭취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체내에서 음식이 소화·연소되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이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운동이라는 불쏘시개가 필수적이다.

 

또한 세로토닌의 활성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햇빛이다. 이것은 인체에 중요한 천연보약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는 햇빛을 등한시하거나 이를 멀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햇빛과 규칙적 운동에 의해 세로토닌이 활성화될 때 인체는 행복감을 연출할 것이다. 이 행복감이라는 무대에서 세로토닌이 춤을 출 때, 우리는 지천에 널려있는 야생화, 현호색과 탱고(tango)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탱고 음악에는 격정적인 비트(beat)가 있는가 하면 심금을 울리는 애절한 선율도 있다. 탱고는 정신 집중도 면에서 가히 명상의 춤이라 할 수도 있다. 이 명상의 춤과 함께 세로토닌이 활성화될 것이다.

 

오름을 즐길 때 한 쪽 모퉁이에서 눈길과 손길을 기다리는 야생화에 심취한 상태에서 햇빛과 마음껏 탱고를 즐기면 세로토닌도 호응할 것이다. 야생화·햇빛·운동은 건강한 삶을 위한 천연 종합영양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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