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받은 스승의 날 꽃다발!
열두 번째 받은 스승의 날 꽃다발!
  • 제주신보
  • 승인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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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강사

“똑! 똑! 계세요?”

 

“아이고~ 어떻게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이렇게….”

 

해마다 스승의 날 초저녁이 되면 우리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한 손에는 장미 몇 송이와 안개꽃으로 가득한 꽃다발, 한 손에는 작은 선물까지 들고.

 

그런데 그 분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오셨는데 오늘 따라 집에 일이 생겨서 얼른 가야한다고 선걸음에 건네주고 서둘러 돌아가셨다. 남겨진 장미 향기도 좋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의 향기를 나는 지금 맡고 있다.

 

우리가 만나게 된 인연이 벌써 12년째이다. 그때 나는 근처 도서관에서 어머니 독서 지도 강의를 하고 있었다. 토요일 오전 시간의 강의였는데 그분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셨다. 강의 내용이 자녀 독서 지도에 관한 것들이라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는지 그 팀은 수료 때까지 유난히 좋은 분위기였던 것 같다. 수강하는 어머니들이 거의 내 또래이거나 아니면 더 젊은 편이었는데 그 분은 우리 중에서 가장 맏언니에 가까운 나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이가 생기지 않아 무척 마음고생이 심하다가 결혼한 지 16년째가 되어서야 아들 하나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더 깊은 인연을 느끼게 된 것은 바로 그 아들이 초등 2학년인데 우리 아들과 같은 학교 같은 반이라는 거였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 후에도 아들들은 중·고등학교까지 늘 같이 다녔고 고등학교 때는 같은 반도 두 번이나 되었다. 이제 친동기간 같은 사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해마다 스승의 날이 오면 꽃을 가지고 오신다. 제발 이제 그만 하시라 하면 “나에게는 영원히 스승님인 걸…, 그때 많이 배우게 되었거든” 하고 말씀하신다.

 

오늘 따라 노란색 재킷을 입고 웃는 모습이 유난히 고와 보였는데 그분이 이렇게 곱게 사는 이유는 바로 이런 마음 씀씀이에 있지 않나 싶다.

 

그 분 덕에 나는 강의하는 일에 큰 보람을 얻게 되었다. 어디 가서 이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부러워한다. 다시 이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삶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운 중의 행운이다.

 

독서 지도에 관한 것은 내가 그 분의 선생이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인생은 그 분에게 배우는 중이다. 열두 해째 잊지 않고 꽃다발을 주시는 그 분의 살뜰한 성의가 진정 참된 삶임을 이 꽃다발을 들여다보며 다시 마음에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