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議政-행정동우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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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동우회’와 ‘제주도의정회(議政會)’에 대한 도.시.군들의 예산 지원에 말이 많은 모양이다. 행정동우회는 퇴직공무원들의 친목단체요, 제주도의정회는 전직 도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역시 친목 모임이다. 이 단체들이 행정기관들로부터 혈세를 지원 받고 있으니 그럴 것이다.

제주도의정회는 1999년 제정된 ‘의정동우회 설치 및 육성지원 조례’에 의해 도 당국으로부터 해마다 보조금을 받아 온 터다. 올해에도 ‘지방자치 발전 연구 지원비’ 명목으로 2000만원, 기관지 ‘제주의정’ 3호 발간비로 500만원 등 2500만원을 지원 받을 예정이다.

제주도지방행정동우회는 어떤가. 현재 이 단체에는 도지회(道支會)와 4개 시.군 분회가 설치돼 있다. 그래서 제주도는 아무런 지원 근거도 없이 1995년부터 매년 도지회에 1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지원해 왔으며, 4개 시.군도 각 분회에 운영비를 대주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주도가 아예 행정동우회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키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한편, 올해에도 ‘지방행정 발전 지원’ 명목으로 2000만원을 보조키로 했다고 한다. 제주도의정회 지원 조례가 있는 이상 도의회가 행정동우회 지원 조례를 부결시키기도 어렵게 되었다.

의정회나 행정동우회 쪽에서는 나름대로 의정이나 행정 발전에 기여하고 있고, 다른 민간단체들도 행정기관의 보조를 받고 있는 점을 들어 당연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아니 그러한 주장에도 일리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공복(公僕)과 명예직으로 국가와 지역사회에 봉사해 온 전직 공무원과 의회 의원들의 친목단체가 재정이 어려운 자치단체에 예산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우선 모양새부터 좋지 않다.

제주도와 도의회가 자기 집 식구 감싸듯 행정동우회와 의정회에는 재정을 지원하면서 어떻게 다른 민간단체의 보조금 요청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자치단체들은 빚 때문에 민간단체 보조금을 크게 줄여나가야 할 입장이다. 두 단체 구성원들은 현직 당시 행정청의 예산을 다루면서 재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민간 단체들의 보조금 요청에는 상당한 곤혹을 치렀던 경험도 갖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행정동우회와 의정회는 재정 지원을 받는 일을 삼가는 편이 명예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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