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은 잘 봤습니다. 지키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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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6·4 지방선거가 5일을 남겨두고 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공약을 내세우고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7일 각 정당과 후보들의 선거공보를 받았다. 동시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우편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는 15부에 달했다. 선거공보를 살펴보면서 정당과 후보들이 정성을 들여서 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거 공보에 담겨 있는 공약을 보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하지만 과거 선거에 당선됐던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들이 과연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살펴보면서 지금 후보들의 제시한 공약 실천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지난달 내놓은 ‘민선 5기 전국 시·도지사 공약 이행’ 자료를 보면,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내세운 공약 이행률은 71.5%였다. 울산(88.32%), 광주(86.02%), 서울(84.08%), 충남(83.09%), 대구(82.47%), 부산(81.71%), 강원(77.06%), 경북(73.95%), 대전(73.48%) 등에 이어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공약 이행률은 9위였다. 이 자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재정 확보율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재정 확보율은 67.26%로 부산(100%), 경북(99.99%), 광주(99.83%), 서울(85.15%), 충남(82.66%)에 이어 여섯 번째였다.

재정 확보율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각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대부분 재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법적·제도적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대부분의 공약은 재원 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도지사 및 교육감 후보 토론회와 선거 공보를 보면서 아쉬운 부분이 여기에 있다. 다른 지역의 후보자들의 토론회를 보면 후보자들은 자신의 공약 실천을 위한 예산 규모를 밝히고 상호 간에 예산 확보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 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들은 2시간 정도의 토론회와 적게는 4쪽, 많게는 12쪽의 선거공보 어느 부분에서도 자신이 약속하고 있는 공약에 소요될 예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 하고 있다. 물론 각 정당도 소속 후보들의 공약 실천을 위한 예산 확보 방안을 약속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 공보를 살펴보면 자신들이 추진할 공약에 소요될 예산이 국비인지 지방비인지조차 구분하지도 않고 있다. 다만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강경찬 후보와 이석문 후보만이 공보에 자신의 공약에 소요될 재원 조달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후보도 방법만을 명시했을 뿐 구체적으로 얼마가 소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선거가 있고 후보들은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데 도지사 후보들까지 교육 관련 공약을 제시하는 것은 전방위적 공약 만들기에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후보자들은 이렇게 약속한다.

“모든 것을 이뤄내겠다. 그리고 이뤄낼 수 있다. 나를 믿어달라”고.

하지만 유권자들은 부탁한다.

“모든 것을 이뤄낼 수는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확실한 약속만 해 달라. 그리고 4년 내에 그 약속만 확실히 지켜 달라”고.

조선 건국의 초석을 놓은 정도전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백성은 지극히 약하지만 힘으로 위협할 수 없고/지극히 어리석지만 지모로써 속일 수 없다/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따르게 되고 얻지 못하면 떠나가게 되니/떠나가고 따르는 사이에 털끝도 용납하지 않는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 운동기간에 각 후보들은 말로써 표를 얻으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공약(公約)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주길 바란다.

부남철 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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