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향기 가득한 서귀포 월평화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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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백합 전국 유일...국내 백합 생산량 60% 차지
서귀포시 대천동 월평마을은 반달 모양의 작은 언덕이 봉긋하게 솟아올라 있다 해서 ‘월평(月坪)’이라 붙여졌다.

예로부터 토질이 좋은 넓은 땅에 물이 풍부해 논농사가 활발했다. 과거 산북지역 사람들이 논을 갖기 위해 이 마을의 땅을 구입하기도 했다.

쌀이 귀하던 시절 “고운 밥(쌀밥)을 먹을 수 있는 월평으로 시집가면 남부럽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촌이었다.

지금의 마을 형태는 4·3사건 이후에 형성됐으며, 현재 257세대에 649명이 거주하고 있다.

월평마을은 기온이 온난하고 바람이 적어 감귤 등 비닐하우스 농사의 최적지로 꼽혀왔다.

1980년대부터 시작한 백합 재배로 ‘월평화훼마을’로 거듭났다. 한 때 농가 80곳이 백합을 생산하면서 전국 최대, 최고의 생산량을 자랑했었다.

한라봉 재배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면서 현재 농가 10곳이 4만9000㎡ 하우스에서 백합을 재배하고 있다.

지금도 전국 백합 소비의 60%를 차지하는 등 과거의 명맥을 잇고 있다.

특히 ‘조지아 백합’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생산되고 있고, 일본에 수출되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흰색 나팔백합의 대명사로 꼽히는 ‘조지아’ 품종은 지난해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알뿌리(종구)를 배양해 30만구를 무료로 농가에 보급해 수출길에 청신호가 켜졌다.

값비싼 수입 구근을 대신하면서 경영비 절감으로 농가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도농업기술원은 백합 신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220개 유전자원을 확보했다. 신품종 백합을 생산하면 외국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백합은 11~12월에 1차 수확(절화)한 후 이듬해 5월 또 꽃이 피면서 두 차례 걸쳐 절화 작업에 들어간다.

5월에는 부활절 수요에 맞춰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비수기인 탓에 월평 마을에선 홍보 차원에서 ‘향기 가득 백합 꺾기 체험’을 마련하고 있다.

진한 향기가 가득한 하우스에서 백합을 꺾는 체험은 어린이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매년 300여 명이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로 9회째를 맞이했다.

마을 청년들은 방문객들을 체험장까지 경운기로 데려다주는 특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백합을 꺾고 나면 화분에 방울토마토를 심는 체험도 진행되고 있다.

마을 특산품인 백합 덕분에 월평마을은 2004년 정보화마을로 선정됐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철저한 품질 및 고객 관리로 백합은 물론 한라봉에 대한 매출도 증대하는 효과를 가져다 줬다.

월평마을은 공동체 마을로 거듭나면서 문화·예술 공연이 활발하다. 2009년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프로젝트가 진행돼 마을에 작가와 예술가들이 상주했고, 주민들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창작자로서 예술을 생활 속에 정착시키는 과정을 익혔다.

백합과 감귤농사를 짓는 청년들이 마을 밴드인 ‘울림 테우리’을 결성, 매년 신명나는 공연을 펼쳐왔다.

마을 공동창고에서 열린 ‘월평 페스티벌’에선 마을 청년과 부녀회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면서 작은 농촌 마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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