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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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큰아들이 조상의 제사를 맡아 지내고 가업을 이끌어가는 동방예의지국인 우리의 미풍양속은 자녀들에 대한 유산이나 가업 상속에 대해 그리 큰 거부감은 없는 듯 싶다.

허나 이따금 매스컴을 통해 나타나는 유산상속의 행태를 볼 때면 씁쓸함이 느껴진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보유하고 있는 상장.등록법인 주식은 총 1834만주, 시가로는 1626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또 95명의 미성년자가 코스닥에 등록된 47개 기업의 1089만주, 524억원 상당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중 한 사람이 1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미성년자도 44명이나 되고 몇 개 재벌 그룹 오너의 미성년자 친인척 31명이 630억원이나 되는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성년자 중 10세 미만은 52명으로 이들이 갖고 있는 주식은 235억원어치라고 한다.

개중에는 두 살배기 미성년자도 있다 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재벌이나 대주주가 경영권 세습 등을 위해 자녀들에게 주식을 상속하거나 증여한 때문으로 보인다.

헌데 얼마 전 미국의 갑부들이 상속세 폐지를 적극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다는 소식은 우리의 유산상속 행태에 비추어 적지 않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상속세 폐지’를 추진하자 석유왕 록펠러의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 가족, 금융투자의 천재 조지 소로스, 월가의 제왕 워런 버핏, 언론재벌 테드 터너, 영화배우 폴 뉴먼 등을 포함한 120여 명의 억만장자들이 의회에 청원을 하면서까지 상속세 폐지 반대운동을 벌였다.

그들의 상속세 폐지 반대 운동의 논리는 한 가지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도전의 기회가 있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자본주의의 장점을 살리고 빈부 격차를 줄이며 부(富)의 공정한 재분배를 위해 상속세 제도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게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상속은 자녀들의 재능을 망치는 것”이라며 자기의 재산을 털어 도서관 3000개를 세워 부를 사회에 환원했다.

얼마 전 평생 모은 27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고 제주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강태원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우리나라 재벌들도 유산의 사회 환원을 적극 고려할 때가 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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