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아름다운 라이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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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rival)의 어원은 라틴어로 강(river)을 의미하는 rivus의 파생어이다. 이것은 “같은 강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사람들”에서 “하나 밖에 없는 물건을 두고 싸우는 사람들”의 의미로 발전했다. 현실세계에서 라이벌은 추한 장면을 노출시킬 때가 많지만, 화학반응에 의한 화합물 생성에서 라이벌은 아름답다.

세계적인 성악가,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와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는 서로 한 무대에 서기 싫어할 정도로 견원지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레라스가 백혈병으로 쓰러졌다.

‘에르모사(Hermosa)’ 재단의 치료비 지원으로 회복한 카레라스는 우연히 그 재단의 설립자가 도밍고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카레라스의 도밍고를 향한 적개심은 우정으로 승화하고, 둘은 한 무대에서 열창한다. 이것이 바로 유익한 라이벌이며, 선의의 경쟁일 것이다.

한 기자가 플라시도 도밍고에게 라이벌이면서 적대관계인 카레라스에게 재단을 설립하여 치료비를 왜 지원했는지 물었다. “우리는 그와 같은 목소리를 잃어버려선 안되기 때문이다” “그의 목소리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대답하는 도밍고의 마음이 너무 숭고하다.

물질의 기본단위인 원자에 있어서 전자는 대단한 역할을 한다. 원자는 전자를 얻거나 잃게 되면 전하를 띤 음이온 혹은 양이온이 된다. 이들은 원자상태와 다른 특성과 반응성을 지닌다.

한 원자가 다른 원자와 상호작용을 할 때 전자를 한 개씩 제공하여 이들을 공유함으로서 공유성 물질로서 자기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전자를 주고 받음으로서 생성된 양이온과 음이온이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이온성 물질로서 자연에 기여할 것인지 생각한다.

이 원자들은 추한 꼴을 보이지 않고, 당당하게 자연에 기여할 수 있는 안정한 화합물을 형성한다. 두 원자가 전자를 주고 받을 때, 공유할 때 너무나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다. 원자들의 상호작용에는 사색당파의 고질적인 악습이 스며들지 않는다.

그래서, 나트륨은 상큼하게 전자를 공여하여 양이온이 되고, 염소는 겸허하게 전자를 수용하여 음이온이 된다. 이들 두 이온은 이온결합에 의해 인간의 삶에 절대적 존재인 식염, 염화나트륨으로 탄생한다.

화합물을 형성할 때 원자들은 적대관계가 아니고 보완관계이다. 원자들은 자연에 필요한 안정한 화합물을 형성하기 위해 플라시도 도밍고처럼 관대하고 멋있게 행동한다. 인간들은 원자들의 세계에서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

한 피겨스케이트 경기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그녀는 “별로 기쁘지 않다. 내가 잘 했기 때문이 아니고 아사다 마오의 실수에 의해 이 영광이 왔을 뿐이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들의 라이벌은 의미있는 선의의 경쟁이였다. 그 결과로 자신과 그의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의 작은 체구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큰 그릇을 품고 ‘절차탁마(切磋琢磨)’했기 때문에 빛나는 별이 되었을 것이다.

인간의 일상사에는 사악한 욕심이 개입됨으로서 다양한 추태가 연출된다.우리나라 정치무대에서는 도밍고의 숭고한 정신과 원자의 합리적 접근법을 맛볼 수 없을까?

나트륨은 자신의 전자를 지키는 것보다 산뜻하게 염소에 줌으로서 이들은 더욱 값진 이온이 되며, 지구를 살리는 소금으로 승화된다. 소금으로 재탄생한 나트륨과 염소의 업적 덕분에 인간이 살아가는 것이다.
<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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