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요 가락이 구수한 '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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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
'귀리 겉보리 농사일 소리'가 마을의 자원이자 미래

탐라문화제 민속경연대회에서 다수의 수상, 2005년 제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 대통령상.
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의 자랑은 선인들의 애환을 담은 노동요, ‘귀리 겉보리 농사일 소리’다. 

 

이 ‘귀리 겉보리 농사일 소리’는 제주 특유의 생업 환경 속에서 원시성을 잃지 않고, 다른 지방의 집단 노동요와 달리 마소와 인간, 나아가 자연과 인간의 일체성을 잘 나타내며 2007년에는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됐다.

 

‘돗거름 밟는 소리’, ‘검질매는 소리’, ‘도리깨질 소리’ 등 모두 6수의 민요로 구성된 ‘귀리 겉보리 농사일 소리’는 이제 하귀2리를 대표하는 문화재이자 하귀2리를 새로운 농촌문화마을로 육성시킬 핵심 자원이다. 

 

현재 1300세대 3500여 명이 살고 있는 하귀2리는 미수동, 가문동, 답동, 학원동, 번대동 등 5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곳으로 주민 대부분은 농사일과 어업 등 1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한때 해변가 논을 중심으로 미나리 주산지이기도 했으나 각종 개발사업으로 밭 면적이 줄어들고 관광펜션 등이 증가하면서 그것도 옛말이 됐다.

 

세계 시장 개방화 등에 맞서 이곳 하귀2리도 1차산업 종사자의 비율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아직 1차산업에 몸담고 있는 주민들은 농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동시에 또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마을 자원을 활용한 문화관광마을로의 도약이다.

 

하귀2리는 농림식품부가 선정하는 2014년 농촌축제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지난 14일과 15일 리사무소 앞 특설무대와 마을 안 일대에서 제1회 ‘귀리 겉보리 농촌문화축제’를 열었다.

 

하귀2리는 이 축제기간에 ‘귀리 겉보리 농사일 소리’ 을 테마로 보리 베기, 보리 타작, 보리로 만든 음식 만들기 등 1년 보리농사를 재연하고 국악공연, 난타공연 등 난장을 벌이며 주민은 물론 참가자들 역시 한 마음으로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냈다.

 

특히 관내 마을학생들이 120여 명이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전통 농기구로 보리 베기 등을 체험하며 잊혀가고 있는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문화재 계승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또 이번 행사는 문화재 ‘귀리 겉보리 농사일 소리’를 활용한 마을의 발전 가능성을 엿본 기회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 등으로 홍보 활동이 미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에 비치된 리플릿 하나를 보고 찾아오는 관광객이 있었고, 평가 또한 긍정적이라는 것이 마을의 자체평가다.

 

고창선 마을 고문은 “거동이 불편한 마을 어르신들까지 직접 나서 학생들에게 낫을 가지고 보리를 벨 수 있도록 지도하면서 세대 간 거리를 없애는 동시에 마을 문화재를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게 배울 수 있는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교육의 장”이었다면서 “특히 학생들은 서구화된 입맛 때문에 거부하던 보리빵과 보리쉰다리 등 전통음식과 친숙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마을발전의 희망을 모았던 것은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보리로 만든 음식이었다.

 

‘보리 순도’가 70~80%인 보리빵, 보리쉰다리, 보리보말칼국수 등은 그날 일찍 동이 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는데 하귀2리는 부녀회원들을 주축으로 보리 관련 상설 음식체험장을 마련해 관광객 맞이에도 나설 예정이다.

 

강순민 이장은 “올해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면 정말 내실있는 농촌문화축제로 만들 자신이 있다”면서 “특히 지역에서 생산되는 보리는 대부분 맥주보리이지만 앞으로 겉보리 재배를 확대해 귀리 겉보리 농사일 소리를 포함한 보리농경문화는 물론 보리 음식 등으로 활용해 문화관광마을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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