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우는 고종 25년(1888년) 제주시 노형 태생으로 왜정 치하에서 은일하다 해방 후엔 유학(儒學)의 부흥을 꾀하며 결사된 영주음사 사장으로 도내 문인을 규합했고 1962년 작고했다.
백수여음 원문은 2권으로 시와 문을 각권에 연대별로 기록하고 있다.
시의 구성은 병술년(1946) 이전 18수와 이후 정유년(1957)까지의 362수를 합해 총 380수다. 칠언절구 28수, 칠언율시 352수인데 송암 오기두, 문연 고경수, 우석 최원순 등 석우가 교유했던 인물들과 함께 세시풍속과 계절별 풍광, 시절세태의 변화 등을 노래하거나 노년의 감회를 읊고 있다.
평이한 시어를 사용하고 절묘한 대구를 선보이는데 내용은 일견 평범한 음풍영월에 가깝지만 자세히 음미하면 인생을 직관하고 하늘의 뜻에 순응하려는 도학자의 마음가짐이 읽힌다.
문장으론 총 28편 글을 실었는데 무자년 4·3당시 경찰당국과 서북청년단의 만행을 기록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이승만에게’와 경인사변 후 대통령의 오류를 지적한 ‘이승만 성토문’ 등이 돋보인다. 충과 의 앞에 죽음도 불사하는 유학자의 곧은 절개가 잘 드러난다.
한편 이번 ‘백수여음’ 번역 출간 과정에서 시의 번역은 3, 4조의 4음보 형식으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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