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돈 국방부 대변인은 4일 “교전이 발생한 후 우리 해군 초계함 2척이 현장에 접근하자 북한 해군기지인 사곶에 정박해 있던 유도탄정에 장착된 스틱스 미사일의 레이더가 가동됐다”며 “평소에는 이 미사일의 레이더는 가동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틱스 미사일은 사정이 46㎞이며, 북한이 보유 중인 40여 척의 유도탄정에 각각 2~4기씩 장착돼 있어 평소 우리 해군의 대형 함정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장에 출동한 진해함과 제천함 등 해군 초계함들은 북한의 스틱스 미사일의 레이더파를 교란시키기 위해 긴급히 ‘채프’(은박 금속편)를 뿌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북한 등산곶에 위치한 사거리 95㎞의 지대함 실크웜 미사일의 레이더가 가동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황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등 일부의 주장대로 해군 초계함들이 도주하던 북 경비정을 신속히 추격해 격침시키려고 했을 경우 북한은 유도탄정의 스틱스 미사일을 발사, 국지전 등으로 비화되는 등 확전이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해군 초계함들은 교전 당일 오전 10시25분 북한의 선제사격 직후 2함대사령관의 긴급명령을 받고 전속력(30노트)으로 현장으로 다가갔으나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 때문에 지체돼 오전 10시43분 북 경비정에서 12~13㎞ 떨어진 지역에 도착해 첫 포격을 가했고, 그 순간 북 경비정은 화염에 휩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우리 고속정은 철갑관통(AP)탄에 비해 관통력이 떨어지는 고폭(HE)탄을 사용했다는 지적도 있으나, 평소 NLL 작전에서는 두 가지탄 모두를 1대1로 장착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이 두 가지 탄이 모두 발사됐다고 해군은 밝혔다.
군 고위관계자는 “교전 당시에는 고속정의 통신장비가 파괴돼 고속정의 피해가 경미했던 것으로 보였고 반면, 북 경비정은 상부구조물이 완전히 사라지고 화염에 휩싸이는 등 3년 전 연평해전과 같이 우리가 완승했다는 판단에 따라 굳이 도주하는 북 경비정을 격침시킬 필요가 없었다”며 “게다가 북 유도탄정의 스틱스 미사일 레이더가 가동돼 확전의 위험성이 매우 높았던 점을 감안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서해 NLL 지역은 확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첨예한 대결지역이어서 군의 작전환경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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