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지역에서 일주서로를 따라 가다 만난 이호테우해변 입구 사거리. 이 곳에서 현사길을 타고 바닷가 방향으로 약 500m 내려가면 현사 선박 출입항 대행 신고소가 있는 작은 포구에 ‘이호 털보 배낚시(대표 김지현)’가 있다.


배낚시라고 해서 거창하게 준비할 건 아무것도 없다. 바다 밑에서 헤엄치며 노는 물고기 유인 미끼와 낚싯줄만 있으면 출정 준비는 끝.


6~10명 정도는 거뜬히 탈 수 있는 통통배에 몸을 실은 채 바다 가로지르기를 10여 분. 육지와 꽤 떨어진 곳에서 선장님이 바다를 향해 ‘시 앵커’(sea anchor, 물의 저항을 이용해 배를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향하게 하거나 바람에 의한 표류(漂流)를 적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닻)를 던지고 나면 그 순간부터 2시간, 제주의 앞바다는 내 전용 어장이 된다.


꿈틀거리는 갯지렁이를 낚시 바늘에 끼워 낚싯봉(봉돌, 낚시 바늘이 물속에 가라앉도록 줄 끝에 매어 다는 작은 쇳덩이)이 달린 줄을 바다로 던진 후 기다리는 것도 잠시, 손끝에서 누군가 톡톡 건드리는 느낌이 든다.


물고기가 낚싯줄 끝에 매달린 갯지렁이를 덥석 물려는 순간이다. 이때, 손목에 힘을 줘 잽싸게 줄을 낚아채며 감아 당기면 낚싯줄 끝에는 파닥 거리는 물고기 대신 갯지렁이 없는 빈 낚시 바늘만 덩그러니 남아 있어 한숨만 나온다.


첫술에 배부르기를 기대하지는 마시라. 이러기를 3~4번만 반복하면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의 속도가 빨라져 자연산 우럭이며 어렝이(황놀래기)를 줄줄이 끌어 올리는 짜릿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파도가 아무리 잔잔해도 배가 한 곳에 머물러 있는 터라 비위가 약한 사람은 멀미를 할 법도 하지만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다. 낚싯줄을 던지기가 무섭게 낚여 올라오는 물고기 보는 재미가 쏠쏠해 멀미할 겨를이 없을 정도니 말이다.


아빠와 함께 체험에 참여한 부지선(삼성초 5) 어린이는 “모든 면에서 우리 아빠는 최고지만 바다 위에서 만큼은 내가 ‘어신(魚神)’이었다”며 “내가 직접 잡은 물고기를 먹어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도 엄지손을 치켜세웠다.


방금 잡은 자연산 물고기의 쫄깃한 식감이 궁금하다면 즉석에서 회로 맛보는 것도 좋다. 그렇지 않다면 체험이 끝난 후 인근 식당에서 회나 매운탕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배낚시 체험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2시간에 한 차례씩 운영된다. 한 번 출조하는 데 운임은 8만원. 예약문의 010-3639-1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