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재배 면적 대폭 축소를 통한 생산량 감축과 고품질 감귤 생산은 위기에 처한 감귤산업을 살리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엊그제 애월읍 상가리에서 실시된 감귤원 2분의 1 간벌 연시회는 북군 전역뿐 아니라 전도 일원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감귤가격 하락은 대량 생산과 품질 저하가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제주도 등 감귤 당국과 생산농가 모두 매해 생산량 줄이기에 힘쓰고 있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도내 감귤재배 면적은 2만5207㏊에 달하고 있다. 폐원사업으로 전년도에 비해 201㏊ 줄었으나 여전히 적정재배 면적 2만㏊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만약 도내 생산농가들이 50% 간벌에 적극 참여만 한다면 5207㏊ 폐원은 시간 문제일 듯하다. 폐원 및 대대적인 간벌의 당위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자칫 생산량이 줄면 소득도 떨어질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실제론 정반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농가마다 감귤원의 2분의 1을 간벌하면 생산량은 37% 정도 줄어들지만 오히려 일조량이 많이 확보돼 당도가 높은 고품질의 감귤을 생산할 수 있다는 당국의 분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2000평의 감귤원을 절반으로 줄인 결과 감귤 품질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한 농업인의 경험담은 귀감이 되고도 남을 만하다.
감귤원 간벌 확대는 적정 생산은 물론 훨씬 맛좋은 감귤을 생산함으로써 소비 욕구를 고취해 가격을 올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농가 일손이 훨씬 줄어들고 농약.비료대 등 영농비가 크게 절감되는 이점이 있다.
제주도는 올해 감귤생산 목표를 55만t으로 책정했다. 해마다 우리가 주장해 온 적정 생산량과 일치한다. 만약 이 목표를 훨씬 앞당겨 적용했다면 감귤가격 하락 현상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폐원은 사업비도 많이 소요되고 애써 가꾼 감귤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농가들의 아쉬움이 클 수 있다. 따라서 2분의 1 간벌 확대는 이런 문제도 보완하고 감귤 가격도 안정을 도모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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