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돔 축제'로 체류.관광 마을로 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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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목마을, 축제와 자연.문화를 접목한 성장동력 발굴
   
▲ 보목포구와 정방폭포 사이에 있는 용암 해안호수인 ‘소천지’의 전경. 다양한 기암괴석이 많아 수석박물관으로 비유되고 있다.
‘한 여름 자리물회 다섯 번만 먹으면 보약이 필요없다’는 말이 있다.

5월부터 8월까지 제철인 자리는 단백질과 지방, 아미노산, 칼슘이 풍부해 제주사람들의 보릿고개와 여름철 영양을 책임져왔다.

섶섬과 지귀도 앞 바다에서 잡히는 ‘보목 자리’는 뼈가 부드럽고 무기질이 풍부해 뼈째 씹어 먹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서귀포시 송산동 보목마을은 지역 특산물을 축제로 승화시켜 2000년부터 ‘보목 자리돔 큰잔치’를 열어왔다. 지난 6월 7~9일에 예정됐던 제15회 축제는 세월호 참사의 애도 분위기로 열리지 못했다.

싱싱한 자리회(강회)와 자리물회는 제주의 별미를 넘어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그동안 축제에는 매년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래서 “자리축제에 먹을 자리(魚)도 앉을 자리(席)도 모자라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곤 했다.

‘사둘’이라 부르는 그물로 자리를 잡고 ‘고망 낚시’, ‘테우 타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축제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코미디의 황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주일씨(1940~2002)는 말년에 이 마을 별장에서 지내왔는데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보목마을보다 아름다운 곳이 없다”며 극찬했다. 그는 2000년과 2001년 축제에서 무료로 사회를 맡으면서 지금도 주민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서귀포시 중심에서 동남쪽으로 4㎞ 떨어진 보목마을은 현재 945세대, 2398명이 살고 있다.

‘볼레낭’(보리수나무:甫木)이 많은 해안촌(浦)이라는 데서 유래해 옛 마을명은 ‘볼레낭개’로 불려왔고, 고지도에는 한자를 차용해 ‘보목포(甫木浦)’로 표기했다.

마을에서 1.5㎞ 떨어진 무인도 ‘섶섬’은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아왜나무, 가마귀쪽나무 등 상록수림이 우거져 있어 섬 전체가 ‘자연 식물원’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파초일엽’ 자생지인 섶섬은 천연기념물 18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마을 해안가에는 94.8m 높이의 아담한 ‘제지기오름’이 자리 잡고 있다. 상록수와 활엽수가 촘촘하게 자라는 오름 정상에선 섶섬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해안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에서는 최근 보목포구와 정방폭포 사이에 있는 ‘소천지’를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용암 해안호수가 마치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것과 비슷해 주민들은 ‘소천지’라 부르고 있다.

바다로 흘러든 용암이 굳어 형성된 이곳은 독특하고 기이한 암석이 즐비해 수석 전시관을 방불케 한다.

천혜의 자연 자원과 전통문화가 풍부한 보목마을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2014 지역문화컨설팅사업’ 대상 마을로 선정됐다.

마을축제 콘텐츠 발굴과 문화자원의 원형 보존과 활용에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문화자치 역량을 키우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속칭 ‘고막곶’에서 백씨와 조씨가 처음 살았다고 전해지는 보목마을은 구한말 신식교육이 시작된 이래 1980년 중반까지 80여 년 동안 370여 명의 교사를 배출, ‘선생님 마을’로 불려왔다.

섶섬 정상에는 ‘문필봉(文筆峰)’이라 불리는 바위가 솟아 있는데 주민들은 이 정기를 받아 교육자들이 많이 나온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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