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수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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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서울의 전설적인 고교 짱 최기동과 소심한 범생이 박영준은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휘영청 달이 밝은 운명의 그날 밤, 두 사람은 경주지역 고교생들과의 패싸움이라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사건을 겪게 된다.

10년 후, 우연히 경주에서 마주친 기동과 영준. ‘전설의 짱’ 최기동은 경주지역 고등학교의 다혈질 체육선생이 돼 있고, 범생이 ‘왕따’ 박영준은 엘리트 깡패가 되어 사업 차 경주에 나타난다.

그 옛날의 전설적인 사건을 되새기며 반갑게 악수하는데….

2001년 6월에 개봉돼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신라의 달밤’의 줄거리다.

이 영화의 배경은 경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고교시설 가장 큰 추억의 하나인 수학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다.

지난 4월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던 수백 명의 단원고 학생들이 선박 침몰로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수학여행 사고가 있었지만 이와 같은 대형 참사는 처음이다.

국가와 사회 전반의 안전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게 하는 비극으로 아직도 그 희생자들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교의 1학기 수학여행을 전면 금지시켰다가 최근 재개한다며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됐던 수학여행을 재개하는 대신 소규모 단위의 수학여행을 권장하고, 수학여행 계약 시 안전요원 배치를 의무화한 게 골자다.

이 안전요원은 학생 50명당 1명꼴로 동행해야 하며 학교와 업체가 수학여행 계약 때부터 여행단의 인솔, 야간 생활지도, 학생 안전지도를 지원하는 것이 안전요원의 역할이다.

현재 당장 있지도 않은 안전요원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교육부는 기존의 응급구조사, 소방·경찰 경력자, 청소년지도자, 교원자격 소지자를 대상으로 12시간 관련 교육을 받게 해 안전요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누가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수학여행을 위해 이 자격증을 취득하려 할 것이며 설사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직장을 그만두고 누가 수학여행단을 따라다닐 것인가.

교육부가 ‘선박 침몰’로 인한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수학여행’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학기 수학여행 실시를 위한 안전요원 확보를 위해 다음 달 두 차례에 걸쳐 교원들을 대상으로 대한적십자사 협조로 안전요원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교사들이 이수하는 12시간만의 교육으로 과연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안전요원이 동행한 수학여행에서 교통사고 등 또 다른 사고가 나면 교육부는 다시 수학여행 중단 조치와 함께 안전요원 교육시간을 더 늘리고, 더 많은 요원을 동참케 하는 대책을 내세울지 궁금하다.

어찌됐든 2학기부터 수학여행이 재개된다니 다행이다.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에서는 미래를 이끌 지도자 양성 차원에서 학생들이 배를 타고 거친 바다로 나아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여행을 통해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용기를 길러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수학여행 역시 학습효과는 둘째 치더라도 친구들과 낯선 곳에서 며칠을 함께 보내는 것은 좋은 추억이자 경험이다.

특히 도내 전 중학교에서는 1학년 2학기에 시험 없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다.

올 2학기에는 학창시절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수학여행과 다양한 체험학습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조문욱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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