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학교 모습 그대로 간직한 채 청소년 수련시설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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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폐교 ‘역사 속으로’…26년 동안 394명 배출
학교 부지·교사·실습실 등 주민들 기증으로 조성돼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는 중산간 마을이면서 마을어장과 해안을 안고 있는 마을이다.
마을을 구성하는 대다수 가옥은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고 있지만 경제활동은 바다에까지 미치는 독특한 자연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풍천초 신풍분교장


1996년 3월 1일 문을 닫은 풍천초등학교 신풍분교장.
학생 수의 감소로 학교 문을 닫으면서 배움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지금도 신풍분교장에 들어서면 과거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면 교실에서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현재 학교 교육목표 등의 글귀가 들어섰던 자리에는 ‘성산청소년수련원’이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어 학교 시설이 청소년수련시설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신풍리에 근대교육시설이 들어서기 전 아이들의 교육은 개량서당이 맡았다. 해방 후 1946년 12월 3일 신풍리의 ‘풍’자와 신천리의 ‘천’자를 딴 풍천초등학교가 신천리에 문을 열게 되고, 신풍리 아이들은 풍천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풍천초가 신풍리와 약 2㎞ 이상 떨어져 어린 학생들이 이 먼 길을 통학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한 여름 폭우나 겨울 폭설 때의 어려움은 더 심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신풍리에도 학교 설립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드디어 1970년 1월 14일 신풍리 500번지 6000여 ㎡ 부지에 풍천초등학교 신풍분교장 설치가 인가되고, 3월 6일 문을 열게 됐다.


개교 당시 1학년 1개 학급 25명의 학생 수에서 매  1학급씩 늘어나 1973년에는 4학년 4학급에 학생 수도 100여 명에 이르렀으며 이에 앞서 1970년 12월에는 교사(校舍)가 증축되는 등 분교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인구의 도시 집중화로 인한 이농현상과 출산율 감소 등으로 1988년에는 3개 학급으로, 1992년부터는 2개 학급으로 줄고 1995년부터는 전체 학생 수가 32명에 그치고 더 이상 학생 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학생 수가 줄면서 교사를 학년마다 배치가 어려워 복식수업이 불가피 해지면서 교육의 질 문제 및 교사(校舍) 관리 문제 등도 제기됐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1996년 3월 1일자로 신풍분교장을 폐교하고, 학생들은 본교로 흡수됐다.
이로서 신풍분교장은 개교에서 폐교시점까지 26년 동안 394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역사 속의 신풍분교장, 수련시설로

학교 정문 앞에는 이 곳이 과거 신풍지역 학생들의 배움터였음을 알려주는 ‘배움의 옛터’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이 표지석 뒷면에는 ‘…학구민의 불타는 교육열과 정성으로 부지와 건물을 마련해 1970년 3월 6일 개교해 26년간 394명의 어린이들이 푸른 꿈을 키우며 배움의 꽃을 키우다가 아쉽게도 학교에 다닐 어린이가 줄어들어 1996년 3월 1일 문을 닫으며 풍천초등학교에 통합되었습니다. 이에 이곳이 오랫동안 배움의 불을 밝혔던 자리임을 알리기 위해 이 비를 세웁니다…’


이 표지석에서 알 수 있듯 신풍분교장은 지역주민들의 높은 학구열에 의해 탄생됐다.


제주도교육청이 1995년 발간한 ‘제주교육을 도와준 사람들’이라는 책자를 보면 신풍분교장 설립 과정에서 1970년 신풍리민들이 학교부지 7411㎡를 비롯 교사(校舍·180.2㎡), 숙직실 40㎡, 1971년에는 재일교포들이 실습지 1320㎡, 신풍리민들이 학교부지 1970㎡ 등을 기증했다.


이밖에도 풍금, 피아노, 도서 등 다양한 물품이 기증됐다.


이처럼 마을 주민들의 열정의 상징인 신풍분교장은 취학 아동 부족으로 문을 닫게 되고 학교 시설은 신풍리(이장 오세운)에서 관리하며 수련시설로 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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