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진성기 제주민속박물관장(78)이 50여 년 간 수집한 민속유물과 고서화, 출판물 등 박물관 소장품을 제주대학교에 무상 기증한다.
진 관장은 28일 제주대를 방문, 본관 3층 회의실에서 박물관 소장품을 제주대에 기증하는 협약식을 체결했다.
기증 유물은 박물관 야외에 있는 ‘무신궁’(당신상) 140여 점과 무속 악기인 ‘울쇠’ 등 민속유물 1만여 점이며, 출판물과 사진, 녹음자료 등을 포함하면 3만여 점에 이른다.
제주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진 관장은 대학 시절부터 민속유물을 수집해 왔고, 1964년 한국 최초의 사립박물관인 제주민속박물관을 설립한 이후 평생을 바쳐 제주 민속과 무속유물을 수집하고 보존·정리해 왔다.
민속박물관 1·2층 전시물은 다음 달 말 제주대로 이관되며, 박물관 창고에 있는 유물은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목록 정리를 거쳐 내년 초에 이관될 예정이다. 민속박물관 전시는 다음 달 말이면 끝나게 된다.
진 관장은 “기증 유물이 제주대라는 조직에서 잘 정리·관리 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고, 민속 연구와 지역 문화 발전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제주민속박물관이라는 이름이 사라지는 데 아쉬움이 남지만 이렇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허향진 총장은 “앞으로 대학 박물관에 ‘한집 제주민속관’을 마련하고 출판 도서를 전집으로 제작해 기증자의 뜻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대는 제주민속박물관 소장품에 대한 유물 목록 작성 등 본격적인 수증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의 제주대박물관 754-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