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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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의 성(姓)씨는 왕(王)씨다. 2010년 기준으로 왕씨는 9468만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7.1%를 차지했다. 이어 리(李)씨 9276만명(6.9%), 장(張)씨는 8550만명(6.4%) 등순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왕씨 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왕씨는 중국인을 대표하는 성이다. 그래서일까. 한국에서 왕서방은 중국인을 지칭하는 일종의 인칭 대명사로 쓰인다.

아무래도 1930∼1970년대에 유행했던 ‘왕서방 연서’라는 노래의 영향이 큰 듯하다. 우리네 아버지 세대에서 국민가수로 통했던 고(故) 김정구 선생이 부른 이 노래는 “비단이 장수 왕서방, 명월이한테 반해서~”로 시작된다.

▲언제부터인가 바오젠거리, 중앙로, 칠성로 등 제주의 주요 거리는 중국을 방불케 한다. 마치 중국에 와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우리말보다 중국말이 더 많이 들린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는 수치를 보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20년 전인 1994년 제주를 찾은 중국인은 고작 1000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0년 5만명, 2004년 10만명, 2009년 25만명, 2010년 40만명, 2011년 57만명, 2012년 108만명으로 수직 상승해 지난해엔 181만명에 달했다.

이어 올들어 그제까지 벌써 147만명을 육박한다.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만하다. 제주의 어디를 가도 중국인들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는 이유다.

▲중국은 경제 개방 30여 년 만에 미국에 이어 G2의 자리를 꿰찼다. 인구 14억의 세계 최대 시장으로 그 경제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관광분야에서도 이미 대세로 떠올랐다. 해외여행객은 작년에 9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올해엔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엔 2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엄청난 규모다.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제주가 연간 500만명을 유치한다고 하면 40년간 수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주 입장에서 볼 때 왕서방은 든든한 밥줄인 셈이다. 그러니 귀한 손님 모시듯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중국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 있는 도민들은 얼마나 될까.

그런 점에서 공직사회에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하니, 시의적절하다. 이런 분위기가 도민들에게도 확산됐으면 한다. 일단 말을 알아야 중국에 다가갈 수 있어서다. 혹시 발생할 지 모를 여러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그러하다.



<고경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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