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학기술단지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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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行)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지만 행치 않고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좋다. 주변에 기꺼이 행할 마음이 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내가 움직이지 않고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제주의 주 수입원은 농업과 관광산업이다. 그런데 농업부문은 감귤 과잉생산, 자유무역 확대 등으로 인하여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값싼 동남아 패키지 여행상품에 밀려서 관광산업 또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가 제시하고 있는 각종 정책들은 이제 선택사항이 아니라 우리 제주가 생존하기 위한 필수사항이라고 본다. 농업과 관광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척박한 제주가 생존키 위해 지식기반 산업으로의 전환은 지극히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본다.

특히 제주지역에 첨단과학기술단지가 조성된다면 제주도내에 고급인력이 필요한 직장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도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없어서 뭍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고급 기술인력이 제주에 남아서 제주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된다. 고용이 창출되면 이에 따라 관련 교육기관도 활성화되고, 제주가 지식기반산업을 통하여 돈을 벌어들일 수 있도록 성장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런데 고양이에게 누가 어떻게 방울을 달 것인가?

우선 경쟁력 있는 첨단과학기술단지가 되기 위해 현재 제주가 확보하고 있는 과학기술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대덕단지의 연구소들은 1년에 수천억원대의 연구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소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외부자금을 제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난관이 많을 것이다.

과학기술의 경쟁력이라는 것이 연구비를 투자했다고 금방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얼마나 오랜 기간 얼마나 축적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에도 달려 있다. 이것이 바로 신생 연구소가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점이다. 즉 이제 막 시작한 연구단지가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때까지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우리 도를 위하여 부를 창출하는 기지가 아니라 거대한 소비집단이 될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당위성이 있는 사업도 방법론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아마도 그러한 고심 끝에 ‘휴양형’ 연구단지 개념도 생각해 보는 모양이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제 쉬면서, 놀아가면서, 연구하는 연구단지’ 정도로 들리고 그런 연구단지가 도의 재정 외에 중앙의 연구비 확보가 가능할지 궁금하지만….

무위로 돌아갔지만 1999년도 우주센터와 같은 대형 사업을 2, 3개 유치하면 어떨까 싶다. 이와 같은 대형 사업은 일단 인력과 연구비를 같이 가져오게 되며 이는 제주라는 틀에서 보면 물건은 나가는 것이 없고 돈이 들어오는 셈이 된다. 또한 이들은 이미 경쟁력이 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비 확보도 용이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제주의 취약한 연구기반시설을 해결하게 된다. 1000억원이 넘는 안정된 재원을 확보한 사업이 제주에 유치되면 상당한 연구기반은 따라서 들어오게 된다.

우주센터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미 물 건너간 사업인 듯하다. 그러나 이게 마지막 사업은 아니다. 지금 1000억원 이상 재원으로 부지를 찾고 있는 사업들이 있다. 그런 사업 2, 3개를 제주도에 유치하게 되면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자연스레 조성된다. 제주도가 투자할 것은 없다. 또한 이 사업들은 이미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이 입증된 사업들이다. 따라서 경쟁력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이 사업들이 동일 부지에 입주해야 할 필요도 없다.

제주도가 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대환영이다. 그런데 방법론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도의 재정을 소모하지 않고 외부자금을 가져올 수 있는 지식집단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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