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는 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와 친선 평가전에서 0 대 0이던 후반 33분 그림같은 프리킥 결승포를 쏘아올려 베어벡호의 1 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아크 왼쪽에서 돌파하던 박지성이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선 건 역시 이천수였다.
그라운드에 놓인 볼과 골문을 차례로 응시하며 가벼운 뜀박질로 발목을 풀던 이천수는 오른발로 부드럽게 감아찼고 볼은 수비벽을 살짝 넘기더니 그리스 골문 왼쪽 상단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스의 199㎝ 장신 골키퍼 코스타스 할키아스가 몸을 날렸지만 손 끝에 살짝 스친 볼은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스페인프로축구 1부리그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했으나 실패, K-리그에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 이천수. 그러나 그는 유럽행 꿈을 버리지 못했고 올 겨울에도 다시 한 번 빅리그를 노크했다.
재차 두들겨본 유럽리그 진출의 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어슬레틱과 협상이 막판에 무산되면서 물거품이 됐고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컸다. 경험이 부족했던 시절 유럽에서 실패를 맛봤지만 이번 만큼은 유럽에서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천수는 빅리그 진출 무산으로 인한 실망과 좌절을 깨끗이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빅리그 관계자들에게 이천수의 프리킥 골이 강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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