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없는 아이들 행복할까?
시험이 없는 아이들 행복할까?
  • 김문기 기자
  • 승인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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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안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학창시절 누구에게나 시험이 없는 학교를 꿈꿨던 적이 있을 것이다.

과거 초등학교 당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다가올 때 마다 마음 속으로 천재지변이 발생해 시험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기를 빌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린 마음에 전쟁이 발발하면 휴교조치가 내려지지 않을까라는 생뚱맞은 생각을 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시험을 피해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시험에 대한 거부감을 가졌던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구나 시험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그런 세상은 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커가면서 알게 된다.

학창시절 중간·기말고사와 고입, 대입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치면 시험에서 해방될 줄 알았는데 입사시험, 승진시험 등을 인생 곳곳에서 마주하게 된다.

자녀들은 “엄마·아빠는 공부 안 하고 시험도 안 봐서 부럽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다’라는 말처럼 부모들도 매일 직장에서 치열한 시험을 치르고 있다.

도내 모든 중학교가 최근 2학기 개학과 함께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기는 제주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 방식이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보지 않아 시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도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이번 학기 중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물론 ‘제학년 제학력 갖추기’평가와 전국연합 학력평가 등 모든 시험에서 해방된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지난 7월 취임 이후 입시 경쟁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으로 도내 고입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중학생들의 시험 부담이 지금보다 더 완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제주도교육청도 최근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 과목에 한해 초등학교는 30%의 학교를 표본으로 평가하고 중학교는 전수평가 방식으로 이뤄지는 제학년 제학력 갖추기 평가를 내년부터 3%의 학교만 표집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시험이 학생들의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보다 경쟁을 통한 스트레스로 인한 폐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2016년부터는 자유학기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비록 중학교 한 학기에 한해 적용되지만 학창시절 한 번 쯤 꿈꿨던 시험이 없는 학교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과도한 시험은 역기능을 유발한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자기 진단과 동기유발을 위해 시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과도한 입시경쟁 교육으로 지친 아이들에게 시험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은 충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 전직 초등교장을 만나 차를 마시며 교육을 주제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인생은 태어나면서 경쟁의 연속이다.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학교에서 시험을 없앤다면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한 이후 정말로 행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자유학기제가 단지 시험을 치르지 않는 ‘무시험 학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정책의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김문기 교육체육부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