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당선자의 교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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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대 대통령을 지낸 제퍼슨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그는 ‘미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통한다. 그러나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 불리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는 죽기 전에 이런 유언을 남겼다. (자신의 묘비에) ‘미국 독립선언의 기초자, 버지니아헌법의 기초자, 버지니아대학의 아버지’라고만 써 달라고 했다. 전임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보다는 특히 교육자로 남기를 더 바랐던 것이다.

제퍼슨은 대통령의 임기를 마친 뒤 고향에 내려가 버지니아대학을 설립해 교육에만 전념했다. 5개 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자연과학자였으며, 미국의 신고전파 건축의 기틀을 세운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전 재산과 정열을 바쳐 세운 대학을 자식에게 물려주지도 않았다. 최고의 영광을 누린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것도, 그렇다고 재산(대학)의 대물림도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민주주의와 교육을 위해 살다 간 사람이다.

제퍼슨은 미국의 미래를 교육에 뒀다. 결국 그의 혜안은 적중했다. 물론 넓은 국토와 많은 부존자원이 미국의 부(富)의 원천이기도 했지만, 앞선 교육으로 수많은 인재를 길러낸 것이 오늘의 막강 미국을 낳게 했다.

사실 ‘교육 백년대계(百年大計)’는 동양권에서 처음 생긴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에 속한다. 역대 대통령에서부터 교육장관 모두 이 말을 즐겨 사용했다.

하지만 정작 교육 백년대계를 먼저 실현한 나라는 미국 등 서양이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말로만 교육 백년대계를 부르짖는 사이 미국은 이를 착실히 실천해 오늘의 교육 강국을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가장 신경쓰는 새 정부 장관 자리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라고 한다. 그는 “교육부총리는 나와 임기 5년을 같이 가도록 하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교육부 장관은 김영삼 정부 5년간 5명이 거쳐갔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무려 7명이 임명됐다. 평균 재임 10개월짜리 장관과 교육 백년대계란 엄두도 못낼 일이다.

노 당선자의 ‘교육부총리 임기 5년’ 약속 역시 여기에 근거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초지(初志)를 굽히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더구나 임기 5년의 교육부 장관에 과연 어떤 인물이 발탁될지도 궁금하다. 아무쪼록 제퍼슨의 교육관을 닮은 노 당선자의 교육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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