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건립한 배움터, 이제는 녹색농촌체험센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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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초등학교 동광분교장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는 일제시대부터 학교가 운영됐다. 당시 어린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서당이 운영됐는데 이후 간이학교로 개편됐다.

이 간이학교는 이후 동광공립학교로 개칭되면서 수업연한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됐다.

이 학교는 당시 남제주군 안덕면 관내에서 감산리에 있던 안덕공립보통학교 다음으로 출발한 초등교육기관으로 기록되고 있다.

간이학교 시절 양태교씨, 부보국씨 등이 학생들을 지도했고 동광공립학교로 승격하면서 고경수씨와 강원진씨 등이 교사로 재직했다.

간이학교 개교 당시 김봉은씨와 홍두남씨 등이 교지를 기부했고 강위경씨 등이 학교 설립에 기여했다.
이 학교는 광복후까지 운영되다 1948년 12월 4·3사건으로 인해 교실이 전소되고 마을이 소개되면서 이듬해 3월 10일 안덕국민학교로 흡수되면서 폐교되고 말았다.

주민들에 따르면 동광공립학교 당시 창천리, 서광리, 덕수리 등에 있는 어린 학생들이 통학했고 심지어는 중문동 학생들도 이곳을 다녔다고 한다.

4·3사건의 피해로 주민들이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가 이후 주민들이 다시 정착하면서 마을 주민들 사이에 학교 재건운동이 싹트기 시작했다.

마을은 재건됐지만 아동들의 통학거리가 너무 멀었고 길도 험해 악천후에는 등교를 포기하거나 취학연령을 훨씬 넘겨 학교에 다니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시 이장이었던 고두연씨와 주민 김여수씨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학교 터를 마련했고 재일동포 강두화씨, 양순석씨 등의 지원을 받아 교실 1동과 교사용 숙소 1동을 건립하고 1967년 3월 1일 1,2학년을 수용하는 1학급 인가를 받아 같은 달 7일 개교했다.

개교 당시 재학생은 1학년 12명, 2학년 8명 등 20명이었는데 점점 학생 수가 늘면서 1976년부터 1978년까지 3년 동안 재학생은 55명까지 늘었다.

당시 마을 아이들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는 동광분교장을, 4학년부터는 본교인 서광초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2009년 3월 1일 폐교됐는데 폐교 당시 재학생은 1학년 3명, 2학년 4명 등 총 7명에 불과했다.

동광분교장은 2001년 교사 신축공사를 통해 교실을 넓히고 운동장을 확장하는 등 주민들을 중심으로 학교 살리기 운동에 적극 나섰지만 학생 수 감소로 폐교를 막지 못했다.

동광분교장은 폐교될 때까지 41년 동안 졸업생 824명을 배출했다.

현재 ‘녹색농촌체험마을’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학교 터 입구에는 2011년 7월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이 세운 ‘배움의 옛 터’ 표지석이 학교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67년 어려웠던 시절에 주민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세워진 이 곳은 동심들이 햇살을 받으며 푸른 꿈을 키우며 정들었던 교정, 교실 두 개와 짧은 복도, 그야말로 아담한 배움의 터전이었습니다. 2009년 아쉬운 마흔 한 해로 닫았지만 바람결에 실려올 것만 같은 개구쟁이 추억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오래도록 기억하고파 이 비를 세웁니다.’

동광분교장은 폐교 이후 마을에서 임대받아 2009년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 방문자센터로 운영해 오다 2011년 농어촌체험휴양마을로 사업자 지정을 받아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폐교 시설을 활용한 방문자센터는 숙소, 샤워실, 화장실, 관리실 등으로 구성됐고 별관에는 주방을 마련해 음식만들기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밀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음식만들기 체험을 비롯해 인근 텃밭에서는 고구마 캐기 체험을 비롯해 인근 오름을 탐방하면서 식물과 곤충을 관찰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천연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축구경기 유치 및 전지훈련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음식체험, 농산물 판매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 일부를 활용해 어르신들을 위한 마을잔치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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