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인재(人災)
예고된 인재(人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지구의 지각변동에 의해 육지가 바다가 되고 바다에서 육지가 솟아오르고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천재지변들이 역사상 많이 있어왔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천재지변보다 인재(人災)로 인해 발생하는 참사가 더 많은 듯 싶다.

게중에는 장차 사고날 것이 예고되고 있음에도 모두 ‘지금은 괜찮으니 앞으로도 별일없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관심해 하다가 큰 참사를 당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여 년 사이에 적지 않은 대형 인재(人災)가 발생해 ‘세계에서 인위적인 재난이 많은 나라’라는 오명을 입기도 했다.

1994년 9월 21일 출근길에 성수대교 교각 사이 중간 부분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어린 여고생 등 32명이 죽고 17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사고는 설계 및 시공관리와 유지관리가 복합적으로 부실해 일어났다 한다.

성수대교 붕괴사건에 대한 세인의 기억이 지워지기도 전인 이듬해 6월 29일에는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만도 502명에 이르고 2400억여 원의 피해가 발생한 대형 참사였다.
건물의 하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5층 식당가 주방에 대형 냉장고와 냉각탑을 무리하게 설치한 게 사고 원인이라고 한다.

1999년에는 고사리손의 꽃다운 유치원생들의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우리나라 인터넷 시스템이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고 전국의 인터넷이 다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날이 마침 토요일이고 금융기관과 주식시장이 휴무여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불편을 겪고 PC방들이 피해를 본 정도로 끝났다.

하지만 그날이 평일이었다고 가정해 본다면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마비되고 기업의 각종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한마디로 이 나라 경제가 대혼란에 빠질 수도 있었다.

세계 최고의 컴퓨터 통신망 인프라를 갖췄다고 어깨를 으쓱대다가 세계에 큰 망신을 샀다.
똑같은 바이러스 공격에도 다른 나라들은 큰 피해를 보지 않았는데 유독 우리만 큰 피해를 본 게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인터넷 해킹이나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각종 정보보호체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괜찮겠지’ 하는 너무도 안이한 사고로 대처하다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예측 못한 사고는 그렇다 치더라도 예견된 인재만큼은 미리미리 예방하는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