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일군 배움터, 자연생태문화체험골로
주민 손으로 일군 배움터, 자연생태문화체험골로
  • 김문기 기자
  • 승인 201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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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무릉국민학교 무릉동분교장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2리에 자리잡은 무릉국민학교 무릉동분교장은 마을 유지들에 의해 1940년 설립된 중앙서당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서당 교육을 기피하고 인근 무릉국민학교로 취학하는 학생이 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광복과 더불어 문을 닫은 서당을 이어받아 중앙소학교가 설립됐는데 1946년 당시 학생 수는 18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중앙소학교는 이듬해인 1947년 4월 무릉북국민학교로 명칭이 바뀌게 된다.

무릉북국민학교는 1948년 발생한 4·3사건으로 10월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면서 이듬해 12월 1일 자연스럽게 폐교되는 운명을 맞았다.

4·3사건이 끝나고 주민들이 귀향하면서 학교 복구 추진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1953년 4월 1일 무릉국민학교 신성분교장 설립인가가 나오면서 다시 학교가 문을 열었다.

학생 수가 늘면서 본교 승격의 필요성이 절실해지자 지역 유지들이 중심이 돼 1965년 8월 5일자로 무릉동국민학교 인가를 받고 같은 해 9월 1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2리 581번지에서 개교했다.

무릉동국민학교 개교를 위해 마을 청년회는 1963년 12월 1일 청년회 소유 운동장을 학교 설립을 위한 부지로 희사했다.
1990년대 접어들면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무릉동국민학교는 1993년 3월 1일 무릉국민학교 무릉동분교장으로 병합됐고, 이듬해 3월 1일 무릉국민학교에 통합되면서 폐교되는 상황을 맞았다.
무릉국민학교 무릉동분교장은 1965년 무릉동국민학교로 개교한 이후 1993년까지 28회에 걸쳐 졸업생 721명(남학생 340명, 여학생 381명)을 배출했다.

학교 건물과 운동장은 폐교된 이후 한동안 방치돼 있다가 2000년 1월 개인에게 임대된 이후 청소년과 관광객을 상대로 자연생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원장 강영식)은 ▲생태문화체험 ▲전통문화체험 ▲선사문화체험 등 3개 테마를 중심으로 곶자왈 탐사, 식물 및 곤충 탐사, 초가 집줄놓기, 도리깨 타작, 농작물 수확 체험, 선사시대 움집 체험, 고인돌 나르기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오름탐사 등 야외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약 70여 개의 프로그램이 개발됐는데 사전 예약을 통해 프로그램과 일정 등을 조정할 수 있다.

학교 건물은 강당과 숙소 등으로 리모델링됐고 운동장에는 움집을 지어 가족과 함께 선사인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운동장은 천연잔디로 조성돼 있어 야영은 물론 축구, 족구 등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교실로 사용됐던 옛 건물과 ‘독서하는 소녀상’, ‘횟불을 든 소년상’ 등 이곳이 과거 ‘배움의 터’ 였음을 알리는 흔적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다.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옛 교문 인근에는 1994년 무릉국민학교에서 세운 ‘배움의 옛 터’ 표지석이 학교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곳은 무릉동국민학교가 자리했던 배움의 옛 터입니다. 학구민의 불타는 교육열과 정성으로 부지와 건물을 마련해서 1965년 9월 1일 개교하여 29년간 721명의 어린이들이 푸른꿈을 키우며 몸과 마음을 닦아오다가 학교에 다닐 어린이가 줄얻르어 아쉽게도 1994년 3월 1일자로 무릉국민학교에 통합되었습니다. 이에 이 곳이 오랫동안 배움의 불을 밝혔던 자리임을 알리기 위해 이 비를 세웁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