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은메달 박칠성 "한국 육상도 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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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간 가까이 이어진 '지옥의 레이스'를 견딘 박칠성(32·박칠성)은 "한국 육상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부상을 이기고 재기하려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칠성은 1일 인천 연수구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남자 경보 50㎞에서 3시간49분15초로 레이스를 마쳐 은메달을 차지한 뒤 "중국과 일본 선수들이 해내는 일을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한국 육상의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박칠성은 1년 반의 재활을 버텼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경기하다가 발등을 다쳐 6주 동안 주사만 맞았다"면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은 땄지만, 좋지 않은 몸으로 꼴찌로 완주만 하는 것은 자존심상 용납하지 않아 출전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기하기 위해 1년 반 동안 아시안게임만 바라보며 열심히 참고 훈련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50㎞ 경보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냄으로써 박칠성은 재기에 성공했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는 "목표는 금메달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내 몸이 은메달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3시간 41분대 선수와는 역시 기록 차이가 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다음 세계선수권대회는 중국에서 열리는 만큼, 자세와 지구력을 보완해 50㎞ 경보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좋은 성적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칠성은 이날 레이스를 되짚으며 "36㎞ 지점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쓰러지더라도 가 보자는 마음과 한 명만 더 잡자는 마음으로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했다.

   

박칠성이 고비를 넘긴 힘으로 가족을 빼놓을 수 없다.

   

관중이 많지 않던 이날 경기에 박칠성의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세 자녀가 찾아와 힘찬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박칠성은 짐짓 "부모님이 오시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징크스가 있어서 늘 오지 말라고 하는데 오늘은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오늘은 그 징크스가 깨진 것 같다"고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이들이 목청껏 부르짖던 "아빠"라는 함성에 대해서도 "듣긴 들었는데 워낙 정신줄을 놓고 경기를 하다 보니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는)모르겠다"고 했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가족에 관한 질문을 받아넘겼지만, 역시 '아빠 박칠성'은 아이들 앞에서 가장 큰 힘을 냈다.

   

레이스를 마친 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태극기를 똑바로 들었는지조차 알지 못할 만큼 기진맥진하던 박칠성은 큰아들 순남(7)군이 다가오자 번쩍 안아들고는 카메라 앞에 섰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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