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나트륨 섭취 조절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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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6> 남지영 한의사

나는 지금 국제학회 참석차 스페인에 와 있다. 외국 나가서 한국음식을 굳이 먹을 필요가 있나 싶은 게 평소 생각인데 스페인 음식은 적응하기가 꽤 어렵다. 제일 불편한 점은 거의 모든 음식이 너무나 짜다는 것이다.


“뽀꼬 쌀”(소금 조금만), “씬 쌀”(소금 없이)을 음식 주문할 때마다 말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하몽(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한 것)은 정말 짜다.


어찌나 짠 지 하몽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을 때는 혀 끝이 써서 하몽을 빼고 먹어야 할 지경이다. 고기나 야채 구이 등도 짜지만 심지어 올리브마저도 너무 짜게 절여서 올리브광인 나로서도 피하게 된다.


나트륨은 인체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오랜 기간 동안 과다 섭취하게 되면 심혈관계 질환 및 암이나 골다공증 등의 질환 발생률이 늘어난다.


스페인 음식이 워낙 짜다 보니 이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좀 짧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에는 하몽 뿐 아니라 소금에 절여 말려먹는 음식이 많은데,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고 한다.


2010년 WHO 세계보건통계을 찾아보니 한국의 평균 수명은 80세 스페인은 81세였다. 생각지 못한 결과였다. 스페인사람들은 음식을 짜게 먹을 뿐 아니라 흡연도 굉장히 많이 한다. 그런데 평균수명이 우리나라보다 길다는 것이 놀라웠다.


게다가 건강수명은 한국이 71세 스페인이 74세로 무려 3년이나 차이가 난다. 건강수명이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을 말하는 것으로 삶의 지표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평균수명도 건강수명도 스페인이 우리나라보다 긴 것을 보고 놀란 나는 1일 나트륨 섭취량을 찾아 보았다. WHO의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하루 2g이다. 2004년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스페인 사람은 나트륨을 하루 4g 가량을, 우리나라사람은 하루 5g 정도를 섭취한다. 스페인 음식이 무척 짜게 느껴졌지만 사실은 한국인이 나트륨을 훨씬 더 많이 섭취하고 있었다.


아마도 매운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 때문인 듯 싶다. 음식을 맵게 조리하면 짠 맛이 덜 느껴진다. 미국의 HERLTH지에서는 올리브유 요거트 렌즈콩 낫토와 함꼐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으로 선정한 바 있지만, 김치는 소금에 절인 후 젓갈 등도 많이 사용해서 만든 음식이므로 적당히 먹어야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짠 맛(鹹味)은 신장(腎臟)과 관련이 깊다  하였다. 짠 맛, 즉 나트륨은 신장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잘못 사용하게 되면 신장의 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말이다.


신장은 노폐물 배설을 담당할 뿐 만 아니라 체내수분을 조절하며 혈압 조절 기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나트륨 섭취 조절을 통해 신장 건강과 심혈관계 건강을 챙기는 것이 수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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