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청소년축구 제주서‘우정의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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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서 62년 동안의 분단의 벽을 허물고 하나된 조국을 염원하는 남과 북의 청소년들이 승부를 초월한 우정의 한판 승부를 벌였다.

남북의 축구팀이 제주에서 경기를 가진 것은 2003년 10월 제1회 민족평화축전 당시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끼리 맞붙은지 4년만이다.

17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 치러진 17세 이하 남북청소년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는 남한의 2 대 0 승리로 끝났다.

함덕정보산업고등학교 취타대의 아리랑 연주에 맞춰 입장한 양팀의 선수들은 이번 대결이 오는 8월 제주를 비롯해 국내 8개 도시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선수권에 앞서 전력을 점검하고 우정을 나누는 친선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초반부터 거친 태클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은 채 한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를 펼쳤다.

안예근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준우승팀답게 안일범 등 공격진의 활발한 움직임과 왼쪽 윙백 한경광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 등 짜임새 있는 조직력과 개인기를 바탕으로 전반전 경기를 주도해 갔다.

북한은 전반 18분 오진혁이 찬 프리킥이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막혀 득점 기회를 놓쳤고, 전반 35분에도 한경광이 왼쪽 측면을 오버래핑한 후 올려준 크로스를 문남일이 슛을 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반격에 나선 남한도 전반 41분 주장 김동철의 슛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며 양팀은 득점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하프타임에 전열을 정비한 후 최진수와 김민우를 중심으로 좌우 공격을 시도하던 남한은 후반 24분 김정현이 중앙에서 수비수 사이로 찔러 준 패스가 교체 투입된 구자명의 오른발에 정확하게 걸리며 북한의 골네트를 가른데 이어 후반 인저리 타임에 페널티 지역 바로 밖에서 얻은 프리킥을 윤빛가람이 오른발로 감아 차 골로 연결시키며 이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북한은 왼쪽 공격을 이끌던 미드필더 홍금성과 수비수 한경광이 잇달아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고, 투톱으로 포진된 안일범과 문남일 마저 수비수에 묶인 채 득점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1만 5000여 관중들은 막대풍선 장단에 맞춰 지난 열흘 동안 한반도 최남단 서귀포에서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전남 광양으로 훈련장소를 옮기는 북한 선수들을 격려했고, 양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마다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또 아직 하나가 되지는 못했지만 남과 북으로 나뉘어 승부를 펼친 양팀 선수들은 경기 후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며 우리는 하나임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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