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 최전선 요새가 관광`쇼핑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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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는 지금 쇼핑 인프라 전쟁 중 (상)진먼다오를 가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가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었지만 부족한 쇼핑시설은 옥에 티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실제 돈은 서울에서 쓰면서 관광객 증가가 ‘빚 좋은 개살구’라는 푸념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민과 관광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쇼핑 관광 활성화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해외의 사례를 통해 대안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지난 18일 중국 푸젠성 남동부에 위치한 샤먼항 여객터미널.


주말을 맞아 가볍게 여행을 나서는 중국인들로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이 목적지는 국내 명승지가 아니라 바로 코앞에 있는 진먼다오(金門島)였다.


타이완의 부속도서인 진먼다오는 타이완과는 190㎞나 떨어져 있지만 중국과의 거리는 불과 1.8㎞ 밖에 안 된다.


이처럼 중국과 가깝다보니 냉전시대에는 타이완의 반공 최전선 요새였다.


때문에 중국과의 포격전이 치열했던 1958년에는 44일간 47만발의 포탄이 떨어져 온 섬이 초토화되는 비운을 겪었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진먼다오현 정부는 이 같은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중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지하 대피소 등 볼거리와 함께 면세사업 육성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


단순히 보고 떠나는 관광지가 아니라 쇼핑을 통해 수입을 극대화하고, 쇼핑이 또다시 관광객 유인 역할을 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2007년 대만 정부가 금문도 등 3개 섬에 대한 면세사업 시행법을 제정하면서부터로, 군사지역이었던 진먼다오는 관광사업의 메카로 떠오르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5월 진먼다오에는 동남아 최대 규모인 총 면적 1만1271㎡의 에버리치 면세점이 문을 열었다. 올해 말에는 듀프리 면세점도 들어설 예정이다.


면세점의 등장은 제주시의 8분의 1정도에 불과한 진먼다오에 즉각 영향을 미쳤다.


장 수이쉰 진먼다오현 관광국 부국장은 “중국인 관광객만 봤을 때 지난해 1년간 40만명 정도였는데, 올해는 9 월에 이미 40만명을 넘겼다. 전체 관광객도 지난해는 97만명이었지만 올해는 벌써 116만명”이라고 말했다.


장 부국장은 “2000명 이상의 고용 효과도 발생했다”며 덧붙였다.


진먼다오현 자치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면세점에 토지를 50년간 빌려주면서 토지임대료 할인, 대출에 대한 특전, 관광 효과에 따른 인센티브 지원 등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는 정책적인 지원에 그치고, 지방정부가 투자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 부국장은 “진먼다오에 투자할 사람이 있다면 적극 밀어주겠다. 서로 윈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가 크면 이익이 크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진먼다오에 문을 연 에버리치 면세점의 핵심 타깃은 중국 본토인들이다.


맨디 챠오 면세점 매니저는 “면세점 옆에 12층 호텔을 지어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며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에버리치 면세점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현지 주민들과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면세점 특성상 출국해야 제품 구매가 가능하지만 지역주민들을 위해 세금을 낮추고 할인된 가격으로 비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면세점 일부 구역을 쇼핑몰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현지 문화축제와 경축 이벤트를 지원하고, 불우이웃돕기와 거리 미화작업 등에도 적극 나서는 등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진먼다오의 면세사업은 이제야 시작단계다.


그러나 지역과 기업이 함께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타이완 정부는 섬 전체를 면세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중국 본토와 섬을 잇는 진샤대교 건설에도 나서 관광 활성화와 수입 증대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실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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