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용천수·바다 삼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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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제주 서귀포 정방폭포 명승 제43호

연이어 해안에 다다르는 파도에서 튀어 오른 것인지, 수직으로 떨어지는 25m의 물줄기에서 부서진 것인지 모를 물방울을 연신 맞으면서도 마냥 즐거운지, 수많은 관광객이 웃으며 저마다의 절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정방폭포는 한라산 남사면에서 해안을 향해 내려오는 ‘애이리내(동홍천)’가 바다와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절벽에 다다라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폭포인 것이다. 폭포를 감싸 안은 서쪽 절벽에 층층이 위치해 있는 주상절리도 장관이다.


폭포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절벽이 있어야 하고, 하천으로 물이 공급되어야 한다. 서귀포 지역 해안 일대는 조면안산암으로 된 주상절리가 잘 발달되어 있어 해안 침식으로 인한 절벽이 형성되기 놓은 조건인데다가, 물을 투과 시키지 않는 암석층으로 인해 해안선 주변에 용천수가 많아 물을 공급하기에도 용이하다.


정방폭포의 수원은 ‘정모시’라 하는데 폭포의 못에서 북장구를 두드리면 거북이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장단을 맞춰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것이 정방폭포의 유래가 되었다. 절벽과 용천수, 바다가 만들어낸 삼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정방폭포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정방폭포는 전통적으로도 유서 깊은 명승지로 알려져 있다. 제주에서 경관이 뛰어난 10곳을 가리켜 ‘영주십경’이라 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정방하폭(正房下瀑)’ 이다. 18세기 초 제주목사 이형상의 탐라순력도에 ‘정방탐승(正房探勝)’이라는 화폭이 남아 있을 정도로 정방폭포는 천지연 폭포, 천제연 폭포와 더불어 제주를 대표하는 폭포로 유명하다.


그보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진시황이 보낸 서불(서복)이 불로초를 구하러 제주에 왔다가 정방폭포를 지나며 ‘서불과지’라는 글자를 암벽에 새겼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건강과 장수의 섬으로 한라산 깊숙한 곳에는 불로초가 자란다고 하는데, 그것을 테마로 한 서복 기념관과 건강 체험장이 정방폭포에서 이어진 길을 따라 들어서 있다. 정방폭포에서 바라보던 서쪽 주상절리 위에 있는 서복기념관 공원에서 바라보는 서귀포 바다의 모습도 감탄을 자아낸다.


현재는 안전상의 이유와 폭포 보호를 위해 폭포에 너무 가까이 가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웅장한 폭포소리와 피어오른 물안개만으로도 정방폭포를 가까이서 느끼기엔 충분하다.


햇빛에 반사된 물줄기에서 보이는 무지개, 고개만 돌리면 보이면 보이는 바다의 파도, 바다와 맞닿은 주상절리, 새와 작은 야생동물도 가끔 지나는 해안의 모습이 수백년 전에도, 수천년 전에도 누군가가 보았을 신비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한편 정방폭포는 1995년 8월 26일 제주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됐다가 2008년 8월 8일 명승 제43호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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